에이서투자자문 "롱숏도 철저히 퀀트로 승부" [thebell interview]주관의 개입 철저히 배제…해외시장 진출 노려
김기정 기자공개 2015-10-12 16:57:37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5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퀀트에 특화된 에이서투자자문은 롱숏(Long-short) 전략도 오로지 '퀀트'만을 활용해 구사한다. 롱(Long) 포지션을 취할 종목을 고를 땐 재무제표를 보고 코스피 전체 종목 중 부도위험이 있거나 재무지표가 불안한 종목을 1차로 걸러낸 후, 남은 종목은 실적, 가치, 가격모멘텀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한다. 상위권에 속한 기업 중 거래 단위 등을 고려해 20~30개 종목을 추려낸다.숏 포트폴리오도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한다. 우선 변동성이 과도한 종목을 배제한다. 이후 기업실적, 재무건전성, 고평가 여부 등을 정량 평가해 종목 별 순위를 매긴다. 상위 150개로 선정된 기업 중 대차 가능한 종목을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페어트레이딩(Pair Trading)이나 이벤트드리븐(Event Driven) 등을 활용해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여타 자문사와는 상당히 차별화된 행보다. 오로지 시스템에 기반한 운용만이 꾸준히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투자 철칙이 롱숏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서경범 에이서투자자문 공동대표는 "롱온리뿐 아니라 롱숏 운용에서도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만한 전략은 전혀 구사하지 않는다"며 "예컨대 화장품 관련 주의 전망이 좋지 않다고 해서 자의적으로 점수를 낮게 부여하는 것은 순수한 퀀트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에이서투자자문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숏 포트폴리오를 개별 종목만으로 모두 채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상 코덱스200과 개별 종목을 반반씩 담는다. 에이서투자자문이 처음부터 숏 포트폴리오에 인덱스를 활용했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여타 자문사와 동일하게 개별 종목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그러나 롱숏시장이 훌쩍 커진 탓에 자체 기준으로 선정한 숏리스트 중 대차 물량을 구할 수 있는 종목이 한정적이었다. 숏 물량을 구하기 위해 후순위 고려 대상이었던 종목으로 범위를 확장한 결과, 수익률이 흔들렸다.
올 초부터는 전략을 변경해 코덱스200을 숏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롱에서 추가 수익을 노리고 숏은 시장 하락에 대한 방어를 위한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의 롱숏 누적 수익률은 6.4%이다. 같은 기간 3.05%의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략을 변경한 올 초 이후의 연환산 수익률은 8.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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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투자자문은 지난해 10월 대신증권으로부터 처음으로 ARS(Absolute Return Swap) 운용 자문사로 발탁됐다. 당시 총 수탁고가 300억 원 대에 불과했지만 대신증권은 에이서투자자문의 운용 전략이 롱숏에 적합하다고 봤다. 꾸준히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는 롱숏 전략의 기본 취지가 시스템에 기반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퀀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에이서투자자문은 이후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사의 ARS 자문사로 잇따라 선정되며 관련 수탁고만 10배가량 불었다.
에이서투자자문은 국내 롱숏에서의 성과가 검증됐다고 보고 그 범위를 해외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조만간 증권사와 손을 잡고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등 6개국에 투자하는 ARS를 선보일 예정이다. 리서치도 없이 해외 투자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운용 전략이 퀀트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만 있다면 종목 선정은 국내나 해외나 다를 게 없다는 게 에이서투자자문의 설명이다. 에이서투자자문은 지난 10년간 해외 지표를 활용해 자사 운용 전략을 검증했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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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빈 에이서투자자문 공동대표는 "롱숏을 우리의 '주특기'로 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거나 미국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식으로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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