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삼성重 합병 재추진 물건너 가나 '어닝쇼크' 여파 주가 역대 최저치 근접, 충격파 당분간 이어질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5-10-23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2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머지않아 재추진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삼성중공업과 합병 가능성 역시 단번에 무너졌다.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만큼 당분간 이로 인한 충격파가 주가 흐름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삼성엔지니어링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8.8% 하락한 2만 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한때 기록했던 역대 최저 수준 주가(2만 3500원)에 근접했다. 불과 3년 전, 23만 원을 넘나들었던 주가와 비교해보면 엄청난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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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가 하락은 3분기 1조 3342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 등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한 탓이었다. 사우디 샤이바 가스 및 얀부 발전, UAE CBDC 정유 등 3개 프로젝트에서만 1조 원이 넘는 충당 손실이 반영됐다. 이라크 바드라 가스 및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 프로젝트에서도 각각 1200억 원, 1400억 원대 손실이 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 손실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6월 말 기준 해외 공기 지연 프로젝트가 12곳에 달했다. 이 기간 연결기준 미청구공사대금이 2조 3163억 원에 달했다. 2010년 7699억 원에 그쳤던 항목이었다. 이 시기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미청구공사대금에 유입된 탓으로 분석됐다.
3분기 1조 원이 넘는 공사 손실금을 털어낸 덕분에 당장 4분기나 내년부터는 실적 흐름이 양호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손익 외에 매출 외형 자체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부담감은 있지만 수익이 되는 사업들의 선별적 수주에 나선 영향이란 분석이다. 4분기 이후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가 흐름이 이를 토대로 급반전을 이룰 것이란 기대를 갖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당장 계획한 1조 2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완료하지 않으면 9월 말 시작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자본잠식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심지어 상장폐지가 이뤄질 수도 있다. 상폐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이로 인한 불안감이 주가 흐름에는 고스란히 반영될 여지가 높다.
저조한 주가 흐름이 고착화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과 합병 카드를 재차 꺼내 들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과 합병 계획을 밝히고 절차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합병에 실패했다. 합병결의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6만 5439원) 가격을 크게 밑돈 탓이었다.
양사가 합병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를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 적어도 지난해 합병 발표 시점 수준까지는 주가를 올려야 합병 엄두라도 내볼 수 있다. 하지만 3분기 터진 어닝쇼크는 당분간 주가 흐름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유상증자, 사옥 매각 등에 성공하면 주가도 차츰 호전될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 성사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아니다.
그렇다고 합병 카드를 장기간 포기하기도 힘들다. 양사 모두 하루빨리 해양플랜트 부문 역량 강화를 이뤄야 한다. 합병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 능력과 삼성중공업의 제작 능력을 일원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편이다. 따라서 만약 합병이 장기간 어려울 경우에는 삼성물산의 건설부문과 엇물린 또 다른 개편 카드를 서둘러 꺼내들 수도 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하면서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 역시 전일 대비 6.6% 하락한 1만 3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하락이 합병 재추진 가능성에 의문을 불러모으면서 이로 인한 충격파가 삼성중공업 주가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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