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2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중국 등 해외 사업의 심각한 부실이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확한 부실 내역을 파악하고, 감독·시정할 목적으로 주주의 지위에서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했다"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드디어 '경영능력'으로 진검승부를 벌인다. 지난 28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심리가 열리면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단순한 회계장부 열람에 대한 신청이지만 이면에 숨겨진 쟁점은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손실 규모와 그 원인이기 때문이다.
현 롯데그룹 사태는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핵심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두 형제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와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경영권 분쟁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해임'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 해임' 등 경영능력과 무관한 내용으로 점철돼 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입장에선 한국 국민에게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설명할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경영능력에 근거하지 않은 부당한 후계자 선정'이 아니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반하는 후계자 선정'이었고 경영권 분쟁의 본질은 흐려졌다.
절대 지분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경영권 분쟁에서 무기는 오로지 '경영능력'이다. 롯데그룹에는 지분상 절대적 지위를 갖고 있는 오너가 없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28.1%로 최대주주지만, 종업원지주회가 27.8%, 관계사가 20.1%, 임원지주회사 6%, 투자회사 LSI 10.7%씩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즉 종업원과 임직원 등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구조다. 결국 이들이 바라는 경영인은 '돈 잘 버는 롯데'를 만들어 줄 능력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롯데그룹 왕좌를 떳떳하게 차지하는 방법은 오직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중국사업 손실'은 단순히 회계장부 열람의 근거로 활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두 형제의 '경영능력' 검증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깎아내리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간 일본 롯데에서 쌓아온 경영성과를 주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신동빈 회장 역시 경영능력과 관계된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측이 경영의 링 위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지금의 롯데그룹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깨끗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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