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삼성엔지 유증, 1.2조로 충분할까 사옥매각 감안해도 부채비율 500% 달할 듯…수주 부진 장기화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5-11-02 10:08:34
이 기사는 2015년 10월 30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추진하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과연 충분할 것일까. 3500억 원 규모의 사옥매각을 포함해도 부채비율은 여전히 500%를 넘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의 자본잠식은 벗어나겠지만 신규 수주를 포함한 사업역량을 개선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 말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무려 1조 334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올해 9월 말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746억 원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1조 2000억 원이 유입될 경우 단순 계산하면 자본총계는 8254억 원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여기에 상일동 사옥(장부가 3500억 원)이 매각되면 임대보증금을 뺀 만큼 현금 유입이 되는데 이를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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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은 적어도 손실 직전의 재무여력만큼은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증자 의의를 두고 있다. 실제 이번 재무개선 총액은 3분기에 기록한 1조 5127억 원의 영업손실(연결기준)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딜 성사시 부채비율은 500% 내외가 될 것으로로 관측되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491%)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문제는 부채비율의 적정성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1조 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단행해도 부채비율이 500%나 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이는 해외건설을 영위하고 있는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일뿐더러 관급공사 입찰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부채비율이 400%를 넘었을 때도 증자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실적은 2013년 이후 계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신규 수주 역시 3조 1726억 원으로 전년 동기(5조 8053억 원)대비 45% 이상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그 동안 리스크 관리를 높여왔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신용평가업계는 부실한 재무 구조가 수주부진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그나마 신용등급이 A+~A0급이라는 점을 입찰 과정에서 내세울 수 있었지만 BBB+로 떨어진 지금은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며 "일단 올해 3분기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만큼 추가 적자 가능성은 줄어들었으나 얼마나 버텨나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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