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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경영권 분쟁, 현대百·신세계는? 지분정리 끝낸 현대百 '계열분리' 불씨...신세계, 이명희 회장 건재 '증여세' 부담

장지현 기자공개 2015-11-05 07:57: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그룹은 국내 유통업계 '빅3'로 불린다. 이 가운데 맏형격인 롯데는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재계의 이목이 롯데 경영권 분쟁에 쏠린 가운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두 그룹의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회장 남매가,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형제가 각각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언제든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불씨가 남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현대백화점, 주식증여 완료…형제간 지분 비슷 '순환출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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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일찌감치 장남 정지선 회장과 차남 정교선 부회장에게 지분 증여를 끝낸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 이슈에서 한결 자유롭다. 다만 형제간 지분 격차가 크지 않고, 여러 계열사가 순환출자 고리로 이어져 계열분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대표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경우 정지선 회장이 17.09%로 최대주주이며 정몽근 명예회장이 2.6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이 없지만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백화점 지분 12.05%를 보유 중으로 우회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는 정교선 부회장이 15.28%로 최대주주이다. 이밖에 정지선 회장이 12.67%, 정몽근 명예회장이 1.97%씩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이 15.8%, 현대그린푸드가 15.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중 정교선 부회장이 지분 9.51%로 유일하게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3개다.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 △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현대쇼핑 △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정몽근 명예회장이 본격적으로 지분 증여를 시작한 2000년대 중반에는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 등의 계열사를 각각 나눠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4년 12월 정지선 회장에게 현대백화점 주식 215만주 (9.51%), 2006년 8월 35만주(1.4%)를 각각 증여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기존 6.21%에서 17.12%로 10.9% 포인트 상승했다. 정 명예회장은 차남인 정교선 부회장에게도 2004년 11월 현대백화점H&S(현 현대그린푸드) 주식 56만주(10.25%)를 증여했다.

하지만 형제간 계열사 지분율이 비슷하고, 핵심 계열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당장은 경영 분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명희 회장 지분가치 1.4조…'증여세' 후계 정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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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남매가 이끌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아직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이 쥐고 있는 지분이 상당하다. 셈법이 더욱 복잡하다고 볼 수 있다.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이마트의 경우 이명희 회장이 17.3%, 정용진 부회장이 7.32%, 정유경 부사장이 2.51%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신세계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도 이와 동일하다.

정용진 부회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광주신세계(52.08%)가 유일하다. 이명희 회장의 올해 나이는 만 72세다. 정용진 부회장은 만 47세, 정유경 부사장은 만 43세다. 이명희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06년 남매의 신세계 주식취득 후 후계 정리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증여세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6년 두 남매는 아버지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당시 6870억 원 상당의 신세계 주식 147만 주를 물려받았다. 이듬해 3500억 원의 증여세를 주식으로 현물 납부했다. 현재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의 지분가치는 1조 4598억 원이다. 이를 모두 증여받을 경우 세금만 7000~8000억 원을 내야 한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지분 승계 전 정용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광주신세계와 주력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지주회사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명희 회장이 지분 증여를 늦추는 이유가 먼저 두 남매에 대한 경영능력을 검증하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다.

이명희 회장이 남매간 계열분리로 마음을 굳힌다면 의외로 깔끔하게 소유 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순환출자 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양분해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신세계가 정용진 부회장 체제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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