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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하나·KB 복합점포, 보험사는 결국 들러리 보험사 복합점포 실적 2개월 동안 겨우 10여건 불과

윤 동 기자공개 2015-11-06 09:56:5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5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복합점포 내 은행과 증권사 지점은 고객과 자산을 늘려가고 있으나 함께 입점한 보험사 지점은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지주사가 보험사도 이득이라며 복합점포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은행의 들러리가 된 형국이다.

보험사에서는 타업권에 없는 복합점포 영업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험대리점이나 설계사 조직이 반발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증권사 지점 순조롭게 성장…보험사만 소외

5일 보험·은행·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금융 복합점포 4곳(3곳은 보험사 미입점)은 이전보다 자산 1억 원 이상 고객이 1709명, 총 자산이 6조 2686억 원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도 각각 14개, 3개 금융 복합점포(보험사 미입점 점포 포함)를 운영해 고객 수와 총 자산이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증권사 고객이 대출을 받거나, 은행을 찾은 고객이 펀드에 가입하는 등 영업 시너지가 효율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복합점포에 입점한 보험사는 이런 시너지 효과에서 철저히 제외됐다. 농협생명은 지난 8월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에, 지난달 'NH금융PLUS+BIFC센터'에 입점하면서 여타 보험사(1곳)보다 더 많은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0월 말까지 두 복합점포에서 농협생명이 청약한 계약은 13건에 불과하다.

지난 8월 '하나은행압구정PB센터'에 들어간 하나생명 복합점포 지점도 10월 말까지 10여건 수준의 실적만 올렸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최초로 복합점포에 입점해 주목을 모았던 KB손해보험은 이보다는 계약이 많으나 역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실적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복합점포 무용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증권·보험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입점시키지 않는 신한금융지주가 오히려 판단을 잘 하지 않았냐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은 실적보다 어떻게 은행이나 증권과 시너지를 내야할지가 문제인 상황인데 감을 못 잡고 있다"이라며 "포인트는 절세가 아닌가 하지만 고객의 눈에 들기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타업권에 없는 칸막이·아웃바운드 영업 규제 탓

이 같이 보험사가 복합점포 시너지에서 배제되는 것은 타업권에는 없는 칸막이 규제와 아웃바운드 영업 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 복합점포에 입점한 보험사는 은행이나 증권사와 달리 독립된 외딴 방에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아웃바운드 영업 규제로 인해 은행·증권 내방고객이 보험 상품을 문의하지 않는 이상 해당 지점의 보험사로 소개시켜주는 것 역시 금지돼 있다.

또 어쩌다 상담을 하더라도 설계사가 추가적으로 고객의 집을 방문할 수 없게 아웃바운드 영업 규제가 강한 것도 문제다. 통상 2~3회 이상 상담을 해야 보험 청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상담한 고객이 다시 영업점에 들러 상담을 이어가는 경우가 드문 탓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에서는 은행·증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를 해소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영업상 경쟁자인 보험대리점과 설계사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현재 국회에서는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복합점포 금지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타업권에는 없는 영업 규제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리점이나 설계사의 눈치를 봐야해 단기간에 규제를 풀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은 회사 내부에서 복합점포로 발령 나는 것을 기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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