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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과 IT의 결합 [판교상권 탐방]②IT·게임업체 입주…녹지비율 높아

이상균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11-30 16:57:06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6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교상권의 핵심은 판교테크노밸리다. 이곳의 IT, 게임업체에서 종사하는 직원들이 판교의 도시 분위기를 좌우하고 소득수준을 결정짓는다. 서울의 업무지구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여기에 녹지비율이 높은 전원도시 이미지가 중첩된다.

◇양복 입은 직장인 찾기 어려워

판교신도시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2조 30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계획도시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과 운중동, 삼평동, 백현동 일대를 일컫는다. 이들 지역 인구는 7월말 기준 삼평동 2만 6088명, 판교동 2만 3490명, 백현동 2만 3430명, 운중동 2만 865명 등 9만 3873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5000명 이상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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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곳은 판교테크노밸리다. NHN과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소프트포럼, 한글과컴퓨터, 조이맥스, 안랩, 팅크웨어, 네오위즈, 웹젠 등 국내 쟁쟁한 IT와 게임업체들이 위치해 있다.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에서 본사를 이전한 곳도 상당수다.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자유로운 IT와 게임업체가 판교에 자리 잡은 영향은 컸다. 지난 11일 찾아간 판교의 분위기는 여의도와 광화문, 을지로 일대와 달랐다. 양복을 입은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캐주얼 복장이 대부분이었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회식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전언이다. 유연근무제를 적용한 기업이 많아 출퇴근 시간이 분산된다는 것도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판교가 미국 실리콘밸리와 분위기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초고층건물이 없다는 것도 이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 이곳에는 건물 면적이 넓은 대신, 층수는 낮은 건물이 대부분이다. 회사 내 여러 부서를 한 개 층에 밀집시켜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카카오 본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노트북을 들고 회사 아무 곳에서 자리를 잡고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며 "IT회사답게 한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일을 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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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대기업 본사.

판교는 신흥부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카카오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받아 대박을 친 경우다. 유민준 팀장은 "이 지역의 IT기업에서 근무하는 고객 중 한 명이 우리사주로 수십 억 원을 벌어 서판교의 단독주택을 샀다"며 "테헤란로에서 판교로 이동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어 증권사들도 판교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현동 카페거리, 고평가 논란

판교를 특징짓는 또 다른 키워드는 전원도시다. 도시 어디를 가도 가을 청취를 물씬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녹지 비율이 높았다. 판교테크노파크공원, 화랑공원, 숲안어린이공원, 낙생대공원 등이 있고 운중천과 금토천 인근에는 갈대밭과 나무가 우거졌다. 판교의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공원과 녹지 비율이 29.9%를 차지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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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도시답게 곳곳에 카페거리를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이중 판교상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백현동 카페거리다. 광장로 사거리에서 남쪽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수내교와 맞닿아 있다. 카페거리답게 풍경은 아름다웠다. 유럽풍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후 1시 30분쯤 찾아간 이날도 인터넷 쇼핑몰 모델 2명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목격됐다.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이 두 곳 있었다. 약 10곳의 카페와 옷가게, 편의점, 문구점 등이 위치해 있다. 공차를 제외하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는 없었다.

상권이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평일 낮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거리에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백현동 카페거리 건물의 매매가는 평당 5000만원을 호가한다. 판교역에서 1.3km나 떨어져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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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카페거리.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백현동 카페거리는 판교에서 외진 곳에 위치해 있고 주변이 학교로 둘러싸여 있어 상권 단절효과가 나타난다"며 "임대 수익률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고액자산가들에게 투자를 권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현동 카페거리 북쪽과 서쪽에는 각각 신백현 초등학교와 신백현 중학교가 위치해 있어 상권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 남쪽에는 성남 백현야구장이 가로막고 있다. 인근에는 동판교에서 유일하게 단독주택을 분양한 판교힐스가 있지만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만한 규모는 아니다. 공사가 진행 중인 단독주택이 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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