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는 어린이 [판교상권 탐방]③임대아파트 6000여 가구 중 25%가 신혼부부…부자와 서민 혼재
이상균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11-30 16:57:19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6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교에는 유독 어린이를 겨냥한 시설이 많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어린이 도서관이 생겼고 백화점에도 어린이 전용 시설이 있다. 거리 곳곳에는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연히 어린이를 겨냥한 마케팅도 많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부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서민층 인구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평당 5000만원을 호가하는 상가 주변에는 밤마다 서민들을 겨냥한 노점들이 불야성을 이룬다.◇임대아파트 25%, 신혼부부에 배정
판교 백현마을 8단지 옆 낙생공원에는 판교 어린이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올해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5층에도 어린이책 미술관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에는 대기업이 많다보니 고소득층과 고학력 거주자가 많아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린이책 미술관을 열었다"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대기업의 본사에도 어린이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본사 1층에는 직원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집이 위치하고 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 5시 이후부터는 자녀를 데리러 온 직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판교에 어린이들이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판교테크노밸리의 IT와 게임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연령대가 20~40대다. 이들 기업은 CEO나 고위 임원들조차 40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령대가 젊다보니 자녀들도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영유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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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판교의 국민임대주택이 일정 비율 이상을 신혼부부에게 할당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백현마을 3, 4단지와 봇들마을 5, 6단지의 임대아파트 5768세대가 있다. 이중 혼인신고를 한지 3년 이내에 자녀가 1명 이상인 신혼부부에게 25.3%인 1457세대를 배정했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계획도시인 판교는 IT와 게임업종에 종사하는 신혼부부 주민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1기 신도시인 분당, 수지에 비해 평균 연령대가 낮다"고 말했다.
신혼부부가 많다보니 기현상도 나타난다. 동판교로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백현마을 3단지와 4단지가 마주보는 대로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노점이 생긴다. 생선회부터 삼겹살, 치킨, 막창, 꼬치구이 등을 판매한다.
백현마을 3단지에서 거주하는 이태윤씨(29세)는 "야외활동이 가능한 계절이 되면 이곳은 불야성을 이룬다"고 말했다. 매매가가 평당 5000만원을 넘는 상가와 임대료가 없는 노점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들의 동네로만 알려진 판교에 서민들 문화도 혼재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롯데마트 판교점, 어린이 부대시설 없어
판교상권에서 어린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해주는 사례가 있다. 지난 2013년 8월 문을 연 롯데마트 판교점은 중심상권인 판교푸르지오 월드마크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제기된다. 대형 마트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작고 물건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점, 외지인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점 등이다. 판교가 분당에 비해 물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일부 판교 주민들은 여전히 분당에 위치한 마트로 쇼핑을 간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를 맡길만 한 부대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백현마을에서 거주하는 진수아씨(28세)는 "아이들을 맡길만 한 키즈카페가 없고 서점과 영화관 등 부대시설도 부족하다"며 "키즈카페가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나 야탑의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주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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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대백화점은 어린이책 미술관을 비롯해 어린이를 겨냥한 문화행사와 프로그램 등이 다수다. 지하 1층 식품관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30대 주부들이 즐비하다. 매장 안을 뛰어다니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다. 어린이 마케팅 덕분인지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오픈 이후 74일간 방문고객 270만 명(연인원)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물론 어린이 마케팅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대백화점 7층에는 아동용품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평일 오후 2시 30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우 한산했다. 어린이책 미술관과 영화관이 위치한 5층이 북적대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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