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믿을맨 '대한항공', 지원 여력은 자산 매각 통해 유동성 확보..1000%대 부채비율 부담
박창현 기자공개 2015-11-20 08:28:28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업황 장기부진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대주주 대한항공의 지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탄한 영업력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누적된 비영업손실 탓에 대한항공 역시 곳간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변수다. 업황 개선 여부와 추가 자산 매각 여하에 따라 지원 시기와 규모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대한항공은 올 3분기 매출액 2조 9726억 원, 영업이익 2895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메르스 여파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줄었지만 수요 호조와 유류비 등 비용절감, 효율성 확보 노력으로 영업이익은 20.3%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까지 총 476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국발 여객 수요가 늘어난데다 차세대 신형항공기 B747-8i 도입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영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실적 추이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한진해운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5년 간 2조 원에 육박한 손실이 쌓였다. 누적된 적자로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비핵심 자산을 대거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수시로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최대주주인 대항항공의 자금력에 다시금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역시 최근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자금 지원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 천억 원 규모의 비영업손실로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조 3888억 원 규모의 기타영업외비용이 발생하면서 7951억 원의 순손실이 났다. 기타영업외비용은 외화환산손실 영향이 크다. 대한항공은 환율 상승(원화 절하)으로 3분기에만 6385억 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외환차손액 역시 1571억 원에 달했다. 2000억 원이 넘은 유형자산처분손실(손상차손 포함) 금액도 적자폭을 키웠다.
여기에 대규모 항공기 도입과 사업 다각화 투자도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2023년까지 총 8조 7098억 원을 투입해 신규 항공기 62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당장 올 11월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집행된다. 항공기 21대와 상비 부품에 대한 운영리스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리스료로만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기 구매를 위한 외부 차입과 리스는 결국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차입금 규모는 15조 81억 원에 달한다. 최근 에쓰오일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차입금 규모가 작년 말(16조 3311억 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평가다.
특히 전체 금융 부채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부채 비중이 30%가 넘는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금융비용으로만 매 분기 1000억 원을 쓰고 있다. 3분기 들어서는 순손실에 따른 결손금 증가로 자본총액이 줄면서 798%까지 떨어졌던 부채비율이 다시 1050%로 치솟은 상태다
대한항공도 당장 자금을 내줄만한 재무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않다는 점에서 결국 자산 매각 등 신규 자금 확보 계획 실행 여하에 따라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시기와 규모도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통해 1조 983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또 유상증자와 율도비축유 기지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매각 후 재임대),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처분 등을 통해 9262억 원을 마련했다. 이달 초에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노후 항공기와 부동산 매각을 통해 추가로 5000억 원 가량을 더 마련할 계획이다. 추가 자금 확보 과정에서 자금 여력이 생길 경우,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최근 항공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재부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며 "결국 자회사 지원에 나서기 위해서는 비핵심 자산 처분 등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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