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은행장 '엎치락 뒤치락' 김주하·이경섭 '양강구도' 관측…늦어도 20일 전후 선임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5-12-03 10:47:35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농협은행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차기 은행장 얘기를 빼놓지 않는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보름 정도 지나면 차기 은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그동안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거둔 김주하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체제를 꾸리기 위해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 등 취임 후 지주 내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물이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받고 있다. 제3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농협의 조직문화를 감안할 때 의외의 인물이 나오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농협금융은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이달 31일 임기가 끝나는 김 행장의 후임 선출 작업에 들어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차기 은행장이 내년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달 중순이면 새로운 은행장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늦어도 오는 20일을 전후해 선임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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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누가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성과'와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의중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차기 은행장 후보는 김 행장과 이 부사장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최상록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김광훈 농협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김 행장은 훌륭한 실적을 거둔 것은 물론 리더십으로 귀감이 됐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연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영업력 강화 리스크 관리 등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손익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4.2% 증가한 4316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최근 생긴 변수다. STX조선해양 부실로 추가 대손충당금 등을 쌓아야 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STX조선 처리방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법정관리 등으로 인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되면 4분기 대규모 적자로 인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STX조선을 비롯해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손실이 4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차기 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악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행장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경섭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을 유력 후보로 꼽는 이유 중 하나는 김 행장의 직전 직함이 농협금융 부사장이었기 때문이다.
지주 경영지원부장을 거쳐 내부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과 김 회장 취임 후 업무 관련 호흡을 오래 유지해온 인물이라는 점도 유력 행장 후보라는 설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다만 은행의 본부 주요 부서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밖에 최상록 수석부행장도 거론된다. 최 부행장은 은행 내 '영업통'이란 강점이 있다. 농협중앙회 달성군 지부장, 농협은행 대구 영업본부장 등 주로 대구·경북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했으며,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농협은행 수석 부행장에 올랐다. 다만 대부분의 경력이 영업부문에 집중돼 있어 기획, 리스크관리 등 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후보로 꼽히던 허식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거쳐야 해 절차 등의 이유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협중앙회 대표는 공직자로 분류되고 농협금융은 올해부터 유관기업으로 분류돼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취임 후 첫 계열사 CEO 인사라는 점에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년5개월 가량 남은 임기동안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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