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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 '뚝심'...3년 환매 수수료 유지한다 신영·메리츠운용 등도 장기투자 철학에 맞춰 환매수수료 유지

박상희 기자공개 2015-12-18 10:20:48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6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펀드 중도환매 수수료 폐지에 나서는 자산운용사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환매 제한 기간이 3년으로 국내에서 가장 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환매 수수료를 폐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신영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역시 주력 펀드에 한해서는 환매 수수료 부과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밸류자산운용은 내부 논의를 거쳐 회사의 운용 철학과 맞닿아 있는 '3년 환매 제한'을 그대로 유지키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환매 수수료를 자율화하기로 하면서 판매사에서 환매 수수료를 폐지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익자나 회사 입장에서 볼 때 환매 수수료 폐지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3년 환매 제한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에서 최초로 환매 제한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하며 업계에 파격을 보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에 들어간 자금은 3년이 지나지 않으면 환매할 때 이익금의 30%를 수수료로 제한다. 당초 환매 제한 기간이 너무 길어 투자자들이 기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밸류운용의 장기운용 철학에 공감하는 투자자와 판매사들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수준이 됐다.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중도환매 수수료는 판매사나 운용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펀드에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 수익자에게 유리한 제도"라면서 "지난해 경우만 하더라도 환매수수료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0.3%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중도 환매 수수료 폐지는 '랩 어카운트' 등 펀드를 자산으로 편입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사에게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항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편입 펀드별 환매수수료는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밸류운용은 펀드에다 랩을 씌워서 들어오는 형태의 자금 유입을 마다하면서까지 환매 수수료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그만큼 장기 투자 철학이 확고하다고 볼 수 있는데다, 기존 고객들의 로열티를 보여준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자산운용도 기존 주력 펀드에 대해 환매 수수료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환매 수수료가 부과되는 기간이 90일 미만, '메리츠코리아스몰캡증권투자신탁[주식]'은 최장 1년으로 설정 돼 있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환매 수수료가 폐지되면 신규 가입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기존 수익자에게는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기존 수익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환매 수수료 제도를 유지키로 했다"면서 "환매 수수료 폐지는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는 운용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90일 정도의 환매 제한 기간을 둔 신영자산운용도 환매 수수료 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권 등에서는 환매 수수료 폐지 요구가 거세지는 않다"면서 "장기로 투자하기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최소 3개월의 환매 제한 기간이 펀드 가입에 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환매 수수료를 폐지하는 펀드와 운용사는 점차 확대일로다. 20개가 넘는 운용사에서 이미 수 백개의 펀드에 대해 환매 수수료를 폐지키로 했다. 삼성증권 등 랩 상품에 주력하는 대형 증권사의 환매 수수료 폐지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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