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24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은행에 칼바람이 한창이다.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SC은행)이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한국 씨티은행(씨티은행)은 자회사 씨티캐피탈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그간 국내 금융 환경 적응에 한계를 보이며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을 거듭하자 내놓은 극약 처방전이다.결과적으로 SC와 씨티은행 모두 직원을 재물로 받친 셈이지만 떠나 보내야 하는 이들에 대한 두 은행의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SC은행은 직원을 배려했고 씨티은행은 철저히 배제했다.
SC은행은 최근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 퇴직을 단행하면서 적게는 32개월, 많게는 60개월 분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통상 24~36개월 정도의 급여분을 주는 금융권 관행에 비해 매우 후한 편이다. 조건이 좋다 보니 희망퇴직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회사가 나서 퇴직 신청을 반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씨티은행은 씨티캐피탈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직원들의 고용 안정 보장 요구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 글로벌 씨티그룹의 계열사에서 국내 대부업체 자회사 직원이 돼야 하는 이들에 대한 설득과 배려는 전혀 없고 일방적인 자산 매각에 관한 통보만 있을 뿐이었다.
이는 지난해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을 J트러스트에 매각했을 당시 보여준 SC금융지주의 모습과 비교된다. 당시 SC캐피탈·SC저축은행 노조도 대부업 기반으로 성장한 J트러스트로의 매각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SC금융지주와 J트러스트가 노조의 고용 보장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최근 씨티캐피탈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12월 31일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회사 내부에서 추정하는 배당 규모는 약 650억 원 수준. 저조한 실적을 빌미로 매각을 추진해 놓고 직원들이 피땀흘려 번 돈으로 대주주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씨티캐피탈에게 SC은행 수준의 '통 큰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많게는 20년 이상 씨티그룹의 구성원으로 열심히 살아온 직원들에 대한 적절한 배려와 보상은 필요해 보인다 . 씨티은행과 씨티캐피탈 경영진이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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