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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 한국제분 보통주-동아원 CB 선택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동아원 리스크 고려된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2-04 19:41:58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이 보통주와 전환사채(CB) 카드를 병행해 동아원그룹을 인수하면서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사조그룹은 신규 자본만 투자되면 회생가능성이 높은 한국제분은 보통주로, 상장사이자 여러 가지 사업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아원은 CB로 투자하기로 했다.

사조그룹은 1일 한국제분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사조씨푸드와 사조해표, 사조대림을 동원해 투자금을 나눠 충당토록 했다. 자금 집행이 완료되면 동아원의 경영권은 사조그룹으로 넘어가게 된다.

한국제분에는 사조씨푸드가 400억 원, 사조해표와 사조대림이 각각 300억 원을 보통주 형태로 투자한다. 이는 85.16%의 한국제분 지분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제분의 자회사인 동아원에는 CB 형태로 1000억 원이 공급된다. 사조로부터 유증을 받는 한국제분이 400억 원을, 외부 재무적 투자자가 펀드를 통해 600억원을 투자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아원의 시가총액은 2200억 원 가량으로, 50% 안팎의 지분으로 전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사조그룹이 보통주+CB 카드를 꺼내든 것은 워크아웃(채권단 주도 기업 구조개선) 상태의 동아원그룹 전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돌발 리스크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제분은 비상장사의 특성상 주주들의 의견을 모으기 쉬운 반면 상장사인 동아원은 그 반대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분의 경우에는 주주 구성이 12곳(우선주 주주 포함)에 불과하다. 설령 증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감자를 단행하더라도 주주들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게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동아원은 상장사인 까닭에 선 감자-후 증자를 단행하려면 상당한 진통에 시달릴 수 있다.

동아원이 한국제분에 비해 개별 사업부가 훨씬 더 많이 부진하다는 점은 사조그룹이 CB형태의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설령 신규 자금을 공급한 뒤에도 동아원이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는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다고 해도 보통주 투자에 비해서는 위험성이 훨씬 적다.

만약 사조그룹이 동아원에서 제분과 사료 등 핵심 사업부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부를 정리한다고 해도 CB 카드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일례로 동아원의 제분과 사료 부문만 한국제분 측에 이관시키고, 나머지 사업을 매각해 동아원이라는 기업의 가치에 변동이 생긴다고 해도 상장사 CB라는 특성상 다양한 자금 회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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