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원 인수' 사조그룹, 채무부담 커지나 한국제분 작년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이자비용 6000억 달해
이효범 기자공개 2016-02-05 08:20:3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이 한국제분과 동아원을 인수하면 채무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투입한 비용은 1000억 원에 그쳤지만 향후 갚아나가야 할 차입금과 이자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다만 한국제분과 동아원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 상환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경우 사조그룹의 채무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분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합친 금액은 약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제분의 연결 재무제표에는 자회사인 동아원의 부채도 포함된다.
사조그룹은 계열사인 사조씨푸드(400억 원), 사조해표(300억 원), 사조대림(300억 원)을 동원한 총 1000억 원을 한국제분에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진행된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JKL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에 3000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점과 비교하면 2000억 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조그룹이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차입금과 이자 등 채무를 모두 떠안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헐값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사조그룹이 수혈하는 1000억 원과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입하는 600억 원은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채무 가운데 만기가 지나거나 임박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비용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딜(Deal) 관계자는 "한국제분과 동아원이 각각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 1600억 원은 급한 불을 끄는 데 들어가는 최소한의 규모"라며 "향후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사조그룹이 남은 차입금을 갚거나 차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조그룹은 당장 투입해야 해야하는 1000억 원 보다 향후 갚아야 할 채무가 많은 게 사실이다. 단순히 한국제분과 동아원이 갚아야 할 6000억 원의 채무 중에서 유상증자와 CB로 조달한 자금을 제하더라도 4400억 원이 남는다.
채권단은 사조그룹의 경영권 인수를 계기로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워크아웃 졸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면 채무 상환 압박이 다시 시작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워크아웃 졸업 이후 나머지 채무는 사조그룹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며 "상환이든 차환이든 대출 금융기관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부에서는 당장 사조그룹의 채무부담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보유 자산 매각으로 상환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제분과 동아원이 보유 중인 자산을 활용해 채무를 상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여러 변수들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사조그룹의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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