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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 유상증자 흥행 9부 능선 넘었다 발행가, 주가대비 30% 낮아 '매력 배가'…차익거래·증자물량 변수

김시목 기자공개 2016-02-05 09:07: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주가 대비 30% 가량 낮은 수준으로 신주 발행가를 확정하면서 증자 흥행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초과청약제 등을 감안하면 구주주 청약에서 증자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거나 최소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기존 주식의 네 배에 달하는 증자 물량과 지난달 말 신주인수권 거래에서 나타난 차익거래 수요 등은 흥행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 발행가, 주가 대비 30% 낮아…투자매력 배가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3일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주당 811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른 증자 규모는 총 1조 2652억 원 규모로 정해졌다. 신주(1억 5600만 주)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주주는 보유주식 1주당 3.3751657주가 할당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주 발행가액은 실권주 등 증권사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한 동시에 기존 주주의 투자 유인을 대거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가 8110원은 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 시 11000원대(현 주가)와의 차익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발행가와 현 주가 사이의 간극을 감안하면 증자 참여를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게 됐다"며 "또 초과청약제 등도 있기 때문에 일반공모까지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주주배정 실권 물량은 최소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초 유상증자 실패와 직결되는 액면가(5000원) 수준의 발행가 산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초기에 알려진 유상증자 할인율을 20%에서 15%로 떨어뜨리면서 주가 방어에 여유가 생겼다. 실제 액면가 발행의 주가 마지노선은 1만 3750원에서 9350원으로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일반공모 참여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계열사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서는 등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룹 오너가 삼성엔지니어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주가는 순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획득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주배정에서 실권이 나더라도 이 부회장이 취득할 지분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실권주 발생 시 최대 3000억 원까지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 차익거래 수요·막대한 증자물량 '흥행 변수'

차익거래 수요는 여전한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거래된 신주인수권(총 2799만여 주)의 가격은 1300원 안팎으로, 1차 발행가액과 현재 주가의 차액인 내재가치(3000원 가량)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신주 상장 전후로 차익거래에 나서면 삼성엔지니어링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주당 책임져야 할 과도한 물량 역시 주주들의 판단을 예단하기 힘들게 하는 대목이다. 신주 총수는 1억 5600만 주로 증자 후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4000만 주를 더하면 1억 9600만 주(증자비율 390%)가 된다. 경우에 따라 제한적인 증자 참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우 발행가와 주가가 20% 이상 벌어진다면 유상증자가 무난히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의 경우 기존 주식의 4배 가까운 물량이 추가로 발행되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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