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님 없지만...대형판매사 '국민銀'과 우호관계 [신영, 가치투자 외길 20년]④ 신영운용, 판매사 다변화 전략 빛본다
박상희 기자공개 2016-02-25 09:45: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열 판매사가 없는 자산운용사들이 토로하는 고충 중의 하나는 펀드 운용규모를 늘려야 하는데 마케팅이 수월하게 풀리지 않을 때다. 판매사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걸어주지도 않고 ,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도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어주지 않으면 운용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빛을 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신영자산운용도 초창기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모회사인 신영증권이 있지만, 지점 수가 많지 않고 고객 수가 대형 판매사에 밀리다보니 계열 판매사인 신영증권에 믿고 기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맨 땅에 헤딩한다는 각오로 오로지 '성과'로 승부수를 걸었다. 그 결과 지금은 국내외 주요 은행과 증권사에서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만날 수 있다. 특정 판매사에 편중되지 않은 판매 전략이 눈에 띈다.
◇ 1000억 이상 대형 펀드..최대 판매사 국민·신한·신영 등 다 달라
22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의 라인업 상품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펀드는 모두 11개로 집계됐다. 대표펀드 기준 11개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판매사가 국민, 신한은행, 신영증권 등으로 각각 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판매사의 판매 비중이 높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한 것이다.
대표펀드 기준 은행권의 경우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권에서 고르게 판매되고 있고, 증권사의 경우도 삼성·한국투자증권 등 비교적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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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으로 운용 규모가 3조2500억 원에 달한다. 대표펀드(C형) 기준 최다 판매사는 국민은행으로, 비중(50.24%)이 절반을 넘는 등 압도적이다. 신영증권(7.97%), 한국투자증권(4.45%), 미래에셋증권(4%)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4년도에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열심히 팔았고, 작년에 쉬어가다 하반기부터 펀드 성과가 좋아지면서 밸류고배당펀드 판매를 다시 늘리고 있다"면서 "현재 추천펀드에도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운용규모가 8000억 원을 웃도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은 대표펀드 기준 계열사인 신영증권 비중이 26%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15.26%), 삼성증권(13.28%) 순이다. 운용규모가 5000억 원 수준인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의 최다 판매사는 신한은행(34.75%)이다. 우리은행(15.42%), 한국투자증권(9.4%) 순으로 뒤를 잇고 있다.
신영증권이 최다 판매사인 펀드는 대표펀드 기준 '신영밸류고배당3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비중이 27.16%에 불과했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신영증권에서는 아마도 신영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을 풀(full)로 채워서 팔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영운용 입장에서는 모회사인 신영증권 사이즈가 작다보니 판매사 비중으로 볼 때는 대형 시중 은행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펀드 최다 판매사 국민은행과 우호적 관계.."회사 CEO·CIO 바뀌지 않는 우직함이 강점"
신영자산운용은 사실상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큰 형님'이 없는 상황에서도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 수탁고가 5조 원을 넘는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형 판매사들이 신영자산운용의 펀드를 신뢰하고 판매해 준 덕분이다.
오랜 기간 신영자산운용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곳 중의 하나는 국내 최대 펀드판매사인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 뿐만 아니라 '신영프라임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99.97%) 및 '신영프라임장기주택마련60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98.04%), 신영퇴직연금가치4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27.04%) 등 운용 규모 1000억 원이 넘는 여러 대형펀드의 대표펀드 기준 최대 판매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신영프라임배당펀드의 경우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 앞서 판매를 시작하는 등 합병 전신인 주택은행 시절부터 관계가 좋았다. 2006년에 설정된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K-1(주식)'펀드는 국민은행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할 수 있게 출시됐다. 운용 11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운용규모가 400억 원에 달하는 등 판매 및 관리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 펀드 담당 관계자는 "신영자산운용은 이상진 사장과 허남권 부사장 등 회사 경영과 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CEO와 CIO 조직 체계가 중간에 바뀌지 않고 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면서 "일시적으로 시장 흐름에서 벗어나는 운용 성과를 보이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들의 소신과 운용 철학을 지키다보니 성과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환, 박인희 본부장 등 펀드를 셋업할 때부터 관여한 사람들이 끝까지 책임지고 우직하게 펀드를 운용하는 게 신영자산운용의 강점"이라면서 "그 결과 펀드 성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신영자산운용은 전통적으로 오래 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주요 대형 판매사가 없는 신영자산운용이 국내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권에서 가치투자에 강한 회사라는 평판을 오랜 기간 구축해 온 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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