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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SK해운 '풋옵션' 구원투수 될까 2순위 의무인수자, IPO 불발시 FI 투자금 상환해야

이윤재 기자/ 김창경 기자공개 2016-03-03 08:19:44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9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재무적투자자(FI)에게 투자금을 상환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SK㈜가 구원투수로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는 FI의 풋옵션 행사시 SK해운에 이은 2순위 의무인수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에 투자한 FI들은 올해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매도선택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해운업의 상황을 고려하면 IPO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SK해운의 최근 보고서에는 "유상증자 투자자는 풋옵션 행사 요건이 충족될 경우 풋옵션 행사를 청구할 수 있다"며 "SK해운의 수락 통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SK에 풋옵션 행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현재 SK해운에 투자한 FI는 디앤디전략성장, 대우증권 홍콩법인 등이다. 디앤디전략성장은 국민연금,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이 SK해운 지분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들은 홍콩계 투자회사 헤드랜드캐피탈(HPEIK V SGPS LDA)이 보유한 지분을 약 1300억 원에 인수했다. 헤드랜드캐피탈이 SK해운과 체결했던 풋옵션 계약도 그대로 승계됐다.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SK해운이 보통주 매입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1590억 원에 달한다. FI들은 2년여 만에 20% 넘는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풋옵션 행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SK해운이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시장에서 인정받는 SK해운의 신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최근 SK해운은 15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95%로 결정됐다. SK해운의 신용등급은 'A-' 이지만 정작 금리는 이보다 두 단계 낮은 'BBB' 회사채의 평균 시가 금리(연 4.498%)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투자자들이 SK해운 회사채 신용도를 'A-'보다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채권을 발행한다 해도 부채비율이 부담이다. 작년 3분기 기준 SK해운의 부채비율은 총부채 4조 3841억 원, 총자본 4603억 원으로 953%를 기록했다. 국내 해운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분기 누적 금융비용만 1034억 원으로 집계됐다. 1590억 원의 자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면 부채비율은 990%에 육박하게 된다.

결국 2순위 의무인수자인 SK㈜에 상환 의무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SK㈜도 통합지주회사 출범당시 제시했던 5대 성장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 자금 여력이 많지 않다.

최근 SK㈜는 반도체 소재사업 강화를 위해 OCI의 자회사인 특수가스업체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4703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주회사법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다는 규제로 인해 인수 주체는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아닌 SK㈜가 맡았다.

앞서 26일에는 바이오·제약 사업 강화를 위해 바이오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했다. SK바이오팜으로부터 SK바이오텍 지분을 1200억 원을 들여 인수하고, 400억 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자동차 사업 시너지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 지분 20%를 590억 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7000억 원 가까이를 쓴 셈이다. 더구나 SK바이오텍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CMO) 등을 인수합병(M&A) 하게 된다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SK㈜ 측 이에 대해 "SK해운 풋옵션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대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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