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목표, 시너지보다 '10조 증권사 꿈 실현' 인수시, 자기자본 약 8.5조…박현주 회장 "2020년 10조 증권사 포부"
신민규 기자공개 2016-03-23 10:28:15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이 현대증권 인수전의 핫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미래에셋그룹이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단순한 시너지만을 노린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만으로는 대형화를 향한 왕성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자기자본 10조 증권사라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는 것.지난해 3분기 말 업계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3조4620억 원)과 대우증권(4조3970억원)의 자기자본을 단순 합산하면 7조80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인수 비율을 따져보면 실제 자기자본은 6조 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인수대상지분 43.07%를 제외한 나머지 57% 가량의 지분을 대우증권 자기자본(4조3970억 원)에 반영할 경우 늘어나는 자기자본은 2조5000억 원 수준이다. 4분기 실적을 반영하더라도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영업을 통해서 단기에 10조 원의 자기자본을 달성하기는 힘든 구조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던 글로벌 IB로서의 각오를 감안하면 다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기도 하다. 당시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을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 원 규모의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며 "중국, 일본은 물론 세계 IB들을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격 메리트가 커진 현대증권은 매물로써 가치가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2200억 원 수준이다. 인수대상 지분인 22.56%를 제외한 78% 가량의 지분을 현대증권 자기자본에 반영할 경우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추가로 2조5000억 원 안팎의 자기자본을 거머쥐게 된다. 6조 원으로 커진 미래에셋·대우증권 합병사가 현대증권까지 포함하면 단기에 8조5000억 원 대규모로 커질 수 있다. 4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9조 원 안팎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경우 향후 자기자본 10조 원 이상의 글로벌 IB로 부상하겠다는 박 회장의 꿈에도 좀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선두 증권사와도 겨뤄볼 만한 덩치가 된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 24조 원 수준이고 중국 중신증권의 경우 10조 원 중반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IB업계에선 현대증권의 강점을 통한 시너지 확충은 당초 크게 고려되지 않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대우증권을 통해 부족한 IB 경쟁력을 보완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국내 증권사를 인수해서 시너지를 확보해야할 이유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IB관계자는 "시너지를 고려했다면 과거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을 인수했듯이 외국계 증권사를 노리는 게 더 매력적이었을 것"이라며 "박현주 회장이 약속한 자기자본 10조 원 달성이 공수표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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