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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회사채 발행 연기한 이유는 수요예측 앞두고 미뤄‥공시 부담·단순 조정 `분분`

김시목 기자공개 2016-04-07 08:49:49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AA+)이 회사채 발행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회사측이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수주산업 투명공시 요구에 대한 부담, 투자자 모집 극대화를 위한 단순 조정이란 시각 등 분분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향후 일정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3000억 원 어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오는 6일 예정된 수요예측을 눈앞에 두고 공모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일정을 전면 재조정키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채권발행 연기를 두고 분분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먼저 수주산업 투명성 강화에 나선 금감원의 지침에 따르기 부담스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올 들어 개별 공사의 계약일·공시기한·진행률·미수금까지 모두 공개하게 하는 등 공시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발행 일정을 전면 연기한 것은 올 들어 LG생활건강 정도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금융감독원과 공시 범위에 대해 이견이 발생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모집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정을 단순 조정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빅배스를 단행하며 조 단위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속에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보수적이란 점, 최근 수요예측 기업들이 대거 몰린 점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지난해 총 2조 6000억 원 규모의 잠재손실을 반영했다. 해외 악성 프로젝트와 자산가치 하락분을 모두 반영했다.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8500억 원,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관련 1500억 원대 우발채무를 실적에 반영하는 등 건설부문에서 총 1조 6000억 원대 손실을 털어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금융감독원의 공시 기조에 맞춰 이를 적극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며 "이번 연기 결정이 지난해 일부 건설사들이 발행을 포기한 신고서상의 공시 투명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조만간 회사채 발행일정을 다시 확정할 경우 '통합' 삼성물산 이름으로 두 번째 조달에 나서게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한 이후인 12월에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수요예측에는 31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오며 투자자 확보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일정은 저금리 기조와 채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연기키로 결정했다"며 "수요예측 등 향후 일정은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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