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0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여승주 신임 대표이사 취임 후 지난 몇 년간 추락했던 위상 재건에 나섰다. 특히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고충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세부적으로는 리테일(Retail) 성과급 관련 회전률 규제를 풀어주는 한편 판매상품을 제한하는 코어펀드 체제도 개선키로 했다. 아울러 그동안 약화됐던 리서치센터 기능을 복구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
◇ 회전율 제한 완화…코어펀드제 개선 추진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 방침은 '덧셈경영'이다. 전임 주진형 대표이사가 취했던 다양한 실험을 모두 폐지하는 대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의미다. 특히 현장 고충을 풀어주는 것이 일순위라는 판단에 따라 영업현장 의견 청취에 주력하고 있다.
여 대표는 취임 하자마자 주 전 대표가 취한 몇가지 주요 전략을 개선하고 나섰다. 우선 주 전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지만 직원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리테일 직원 성과급 관련 회전율 규제를 완화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부터 고객 계좌 회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과당매매'로 규정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을 지점이나 영업직의 성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업점 직원들의 불만의 소리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회전율 제한을 300%로 완화했다.
다만 회전율이 200%를 넘거나 손실이 일정비율 이상인 고객에 대해서는 해당 지점장 및 영업직원이 위험사실을 고지하는 등의 절차를 신설했다. 회전율이 과도하면 비용문제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주 전 대표의 일부 철학은 이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펀드 판매 방식 변화를 위해 도입한 '코어(core)펀드'제도 역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주 전 대표는 운용철학과 장기수익률 등을 고려해 소수의 펀드만 판매하자는 취지에서 코어펀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코어펀드수가 20개 수준으로 현저하게 적어 팔 수 있는 상품이 없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이에 코어펀드제도는 그대로 두되, 종류 및 개수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리테일 직원들의 집단 반발을 일으켰던 '서비스선택제'는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 위탁계좌를 온라인전용 계좌인 '다이렉트계좌'와 영업직원에게 상담서비스를 받는 '컨설팅계좌'로 나눠 수수료를 달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도입 당시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영업직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다. 그러나 도입된지 이제 막 6개월밖에 안됐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개선해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동안 중단되다시피했던 WM(Wealth management) 사업 강화를 위해 리테일본부 명칭을 WM본부로 변경했다. 또 지역사업부를 폐지하는 대신 권역별 영업전략을 특화하고 자율권을 확대한다는 목표에 따라 10개 권역제를 도입했다. 또 WM관리체계를 일원화 시키기 위해 이원화 돼 있던 컨설팅 등의 지원조직을 WM지원실로 통합했다.
◇ 본사부서 정상화 추진…리서치센터 인력영입 등
여 대표는 리서치센터 등 일부 본사부서 역할 정상화에도 나서고 있다. 리서치센터의 수장을 김철범 상무에서 김일구 상무로 교체했다. 또 법인영업부서와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해 상호 시너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인력이탈 등으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애널리스트 채용에도 나섰다. 주 전 대표가 만든 리서치센터 내 편집국은 편집팀으로 바뀌었다.
이는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의 엄격한 분리 속에 각각의 독립성을 추구했던 주 전 대표의 전략과는 반대노선이다. 당시 주 전 대표의 전략에 반기를 든 인력이 대거 이탈한데다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리포트를 평가하는 등의 문제로 리서치센터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정상화를 추진하게 됐다.
장외시장(OTC) 운용 전문성 강화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트레이딩(Trading)본부'와 '홀세일(Wholesale)본부'를 분리했다. 트레이딩을 안정화하는 한편 법인영업 육성, 강화를 통한 시장지배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운용에서 발생한 10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메우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도 가동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변동성 상승으로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 대규모 오차가 발생해 큰 손실을 나타냈다. TFT 가동에도 불구, 아직 명확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여 신임대표 취임 후 조직 변화의 핵심은 안정화 및 정상화로 요약할 수 있다"며 "전임 주진형 대표가 추구하던 모든 전략을 폐지하는 것이 아닌 좋은 것은 그대로 두고 개선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자는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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