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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유상증자로 A급 진입 가능할까 [Credit & Equity]증자 대금 차입금 상환시 상향 트리거 충족..태평양시멘트 참여 여부 관건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12 09:12:1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1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BBB+, 안정적)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신용도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는 2012년 이후 시멘트 업계 호황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경우 재무지표가 상향 트리거를 충족해 A급 진입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2대 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증자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증자에 불참할 경우 쌍용양회의 증자 규모는 축소된다. 이럴 경우 재무지표가 상향 트리거에 미치지 못해 등급 상향 조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 현금창출력 A급 이상...증자로 재무지표 개선하면 등급 상향 가능

쌍용양회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총 399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할인율 10%를 적용해 보통주 2280만 주를 주당 1만 7500원에 발행할 계획이다. 쌍용양회는 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1500억 원은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875억 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으로 납부한다. 1615억 원은 단기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쓸 예정이다.

쌍용양회가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할 경우 A급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는 2011년 영업이익이 73억 원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2012년부터 시멘트 판가가 인상되면서 영업이익이 819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63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1422억 원에서 2259억 원으로 늘었다.

개선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근거로 한국기업평가는 쌍용양회의 매출액과 EBITDA마진이 AA급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도 쌍용양회의 사업위험을 A급으로 평가했다.

쌍용양회는 현금창출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2013년 1조 원이 넘었던 순차입금을 지난해 7624억 원으로 감축했다. 다만 차입금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 재무지표는 여전히 BBB급에 속한 것으로 평정 받았다.

쌍용양회가 유상증자를 통해 계획대로 1615억 원의 차입금을 감축할 경우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 트리거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가 3배 이하를 지속하는 경우를 상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쌍용양회의 순차입금/EBITDA는 3.4배를 기록했다. 1615억 원의 차입금을 상환할 경우 순차입금/EBITDA는 2.66배로 낮출 수 있다.

NICE신용평가는 총차입금/EBITDA 3배 이하와 순차입금의존도 25% 하회하는 경우 등급 상향을 검토한다. 차입금을 상환한다면 순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32.5%에서 25.5%까지 하락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3년 평균) 배수가 3배 미만, 차입금 의존도가 50% 미만일 경우를 상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쌍용양회 별도 기준 재무지표 추이

◇ 태평양시멘트 증자 불참시 증자 규모 축소...재무지표 개선 미미

쌍용양회의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15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쌍용양회 주식 3705만 1792주(지분율 46.14%)를 8837억 원에 인수했다.

이에 반발한 2대 주주 일본 태평양시멘트(지분율 32.36%)는 지난해 하반기 쌍용양회 채권단을 상대로 '우선매수권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오는 27일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태평양시멘트가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구주주 청약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자신들에게 배정된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하고 초과청약을 통해 추가적으로 지분을 사들인다면 태평양시멘트와의 지분율 격차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실권주 일반 공모가 없어 태평양시멘트가 유상증자에 불참할 경우 증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이럴 경우 차입금 상환은 후순위로 밀려 기대했던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 자금 사정과 증자에 참여할 유인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주주 청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율 격차가 벌어져 경영권이 안정된다는 점은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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