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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 밥캣 우선주 매입…5조 가치에 '베팅' 특금신탁 보유 560억원 물량, 작년 원매자 못찾아…뒤늦게 '복덩이'로 부활

민경문 기자공개 2016-05-17 07:16:03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2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상장을 앞둔 두산밥캣의 우선주 물량 일부를 최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운용돼 왔던 560억 원어치 물량을 사들인 것. 그 동안 밥캣 구주매출 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우선주를 통해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8월 전환우선주(CPS)를 사모 발행해 7054억 원을 조달했다. 산업은행, 한화생명, 신영증권 등이 중심이 된 재무적투자자(FI)들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환우선주 2471주(24.5%)를 취득했다. 주당 발행가격은 2억 8550만 원으로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는 3조 원 내외로 평가됐다. 향후 상장을 목표로 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였다.

3자 배정 대상자 중에는 '골드디거 주식형 특금'도 있었다. 560억 원을 들여 196주를 매입했다. 당초 계획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지자 두산그룹에서 신탁을 통해 우선주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비롯해 창업주 일가의 자금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를 부인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해외 계열사의 자금 일부가 신탁에 투입된 것으로 안다"며 "오너 일가의 자금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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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우선주는 지난해 말 두산인프라코어 주도로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시장에 노출됐다. 당시 국내외 PEF를 대상으로 우선주 매각을 타진했지만 투자자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6.9%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신탁 보수 지급을 둘러싸고 거래 양측이 갈등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재무 부담 가중으로 두산그룹 계열사 신용등급이 대거 강등되면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 상장의 국내 상장 계획이 가시화되기 이전이었던 만큼 자금 회수(엑시트)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2월 중순 두산밥캣이 연내 거래소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해 3856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0%나 실적이 개선됐다. 최근 두산엔진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에서는 무려 5조 2000억 원이 넘는 기업가치가 적용됐다. 주당 발행가는 4억 5559만 원으로 작년 우선주 가격보다 1.5배 이상 비싸졌다.

두산 입장에서는 신탁에서 운용중인 우선주를 굳이 3자에 팔 이유가 없었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를 직접 사들이는 방안을 택했다. 구체적인 거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탁에 우선주 운용을 맡긴 주체가 두산그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발행가와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연내 밥캣 상장 과정에서 우선주를 보통주 전환 후 구주매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보통주를 전량 보유해 왔지만 여타 FI가 기존 우선주를 전부 매각한 이후에야 구주매출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우선주도 함께 매입하면서 FI 의사와 상관없이 IPO를 통한 차익 실현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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