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24일 1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용선료 일부를 연체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7월까지는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현금부족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장 영업상 '디폴트'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컨테이너사 해운동맹 특성상 한 배에 다른 해운사의 물품도 함께 싣기 때문에 같은 동맹 내 해운사의 간접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캐나다 선주 시스팬의 용선료 일부를 연체했다. 연체된 규모는 1160만 달러, 3개월치 용선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 극복으로 용선료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회사가 용선료 연체 사실을 인정했지만 당장 선주가 선박을 압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진해운은 현재 4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CKYHE 소속이다. 모든 해운동맹은 각자의 배에 각자의 물품만 싣지 않는다. 운항 효율성을 위해 예를 들어 COSCO가 주문을 받은 물품이라고 해도 한진해운의 배에 실어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선주가 해당 선박을 압류할 경우 다른 해운사의 물품까지 압류를 당할 수 있다.
때문에 한진해운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용선료를 정상 납부하겠지만 한편에서는 같은 동맹의 다른 해운사가 압류와 관련한 트리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쓸 것으로 예측된다. CKYHE의 해운사는 중국의 COSCO(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일본 K라인, 대만 양밍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코스코의 점유율이 7%로 가장 높으며 최근 CSCL과의 합병으로 점유율이 13%까지 올라갔다. 이는 머스크와 2M 동맹을 결성하고 있는 MSC에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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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내기 버거운 상태라는 소문은 최근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현금성 자산이 급격하게 줄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야 겨우 영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에 직면했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31억 원이다. 이중 유·무형자산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잔고는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한진해운은 순수 영업활동으로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1분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1239억 원이다. 영업활동 과정에서 오히려 현금이 유출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분기 동안 한진해운은 828억 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 5756억 원이었고, 매출원가가 1조 6574억 원으로 더 높았다. 1분기 용선료가 5945억 원, 운항·화물변동비가 7397억 원에 달했다. 차입금과 이자 납부와 같은 재무활동을 차치하더라도 적자가 나는 꼴이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신청으로 오는 8월 4일까지 채무상환 유예조치를 받았다. 7월까지는 이자나 차입금 상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의미로 차입금을 늘리거나 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재무활동 기능도 함께 정지됐다. 1분기에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합친 1조 6985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오로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 정도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매출 자체가 늘지 않으면 계속해서 현금을 잠식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산 매각을 통해 겨우 부족한 현금을 메우고 있는 처지다. 채권단이 7월까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기를 주문한 만큼 한진해운은 최근 3주 간 부동산, 상표권 등 매각으로 2357억 원을 마련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이달 들어 에이치라인해운 주식회사 지분을 340억 원, 보유 선박을 444억 원에 매각했다. 같은 날 일본 도쿄도의 토지와 건물 지분을 ㈜대한항공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60억 원이다. ㈜한진칼에는 미국과 EU상표 상표권을 742억 원에, 추가로 'H로고'와 'HANJIN' 상표권 등을 오는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104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런던사옥을 영국 현지 부동산 투자회사에 667억 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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