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용선료 타결, 사채권자 집회 뒤로 미뤄지나 조디악 등 선주와 인하율 줄다리기, 채무 우선 조정 기대
이호정 기자공개 2016-05-30 08:16:1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9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조정이 다음 주 사채권자 집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상선은 정부가 제시한 자율협약 전제 조건에 우선순위가 없는 만큼 막판까지 해외 선주 설득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용선료 조정 없이 사채권자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현대상선은 "이달 30일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이게 여의치 않더라도 예정대로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고 29일 밝혔다. 이어 "금융위에서 용선료 조정에 관해 물리적인 시간 제약을 하지 않은 만큼 해외 선주들과 지속적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 배경은 해외 선주들과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이 다소 진전되긴 했지만 인하율에 대한 격차가 상당해 추가 협상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용선료 협상을 거부해 왔던 영국계 선주 조디악도 최근 입장을 바꿔 용선료 조정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큰 틀에서 목표로 정한 28.4% 인하 방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하율을 소폭 조정할 경우 협상 여지가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에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는 "현대상선을 살리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협상 시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채권자에게는 50% 이상 출자전환, 잔여채무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을 담은 채무조정안을 제시했다. 협약채권자(50~60% 출자전환,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보다 조건이 유리이다.
용선료 인하와 얼라이언스 재가입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실현 가능성이 큰 채무재조정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는 용선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무재조정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개인에게 채권 만기 연장 등 고통 분담을 요구하려면 현대상선 회생의 첫 단추가 될 용선료 인하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오는 30일이 사실상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물리적인 시간에 제약을 두지 않았지만, 용선료 조정이 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채무조정마저 실패하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