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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스캔들 얽힌 안경태, 연임 물건너가나 불법 주식매매 관련 혐의 입증될 경우 평판 훼손 불가피

권일운 기자공개 2016-06-02 09:13:15

이 기사는 2016년 05월 31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이 한진해운 오너 일가의 불법 주식 매매에 연관돼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만에 하나 혐의가 일부라도 사실로 입증된다면 임기가 만 1년 남은 안 회장의 추가 연임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의 안경태 회장과 기황영 부대표는 지난달 초 류희경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한진해운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과 관련한 내용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에게 전달됐고, 최 회장은 이 내용을 토대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지분을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의 주채권 은행과, 채권단의 의뢰를 받아 한진해운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법인이 옛 오너에게 불법적으로 정보를 전달했다는 얘기다.

사실관계는 조만간 진행될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현재 안 회장에 대한 검찰의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조사 결과가 나온 뒤 법인 차원의 대응 방안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이들이 만난 자리에서 어떤 내화 내용이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또 국내 최대 회계법인의 수장과 주요 고객사의 임원이 회동한 것 자체를 문제삼기 어렵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안 회장의 경우 현업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다고 해도 고객 관리 차원에서 주요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고위 인사들과 1년에 두어 차례 만남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 부대표는 KDB산업은행이 관리하는 기업들과 관련한 업무를 대거 맡고 있어, 부행장급 인사를 대면하는 일은 일상이나 다름없다는 게 여러 회계법인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삼일회계법인을 국내 최대 회계법인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히는 안 회장 개인의 평판 훼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내년 6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안 회장의 추가 연임 포기 수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삼일회계법인 회장으로 선임돼 2012년 한 차례 연임한 안 회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무렵 안 회장이 용퇴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지만, 퇴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안 회장과 삼일회계법인은 아직까지 명확한 안 회장의 후계 구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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