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숨가빴던 2년7개월' 9부능선 넘었다 현정은 회장 뚝심 빛, 현대증권 매각이어 용선료협상 타결
이호정 기자공개 2016-06-10 17:13:22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0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연평균 20%씩 용선료를 조정키로 협상을 마쳤다. 이달 초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조정에 성공한 데 이은 두 번째 낭보다. 자율협약 유지를 위해 제시된 3가지 조건 중 난제로 꼽혔던 2개 항목을 해결한 만큼 숨 가빴던 2년 7개월여 간의 구조조정이 드디어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남은 과제인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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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의지가 컸던 만큼 이후 2년 남짓한 시간동안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현대로지스틱스를 비롯해 LNG 사업부문, KB금융지주 지분 및 부동산, 현대아산 지분일부와 반야트리호텔 홀딩컴퍼니 지분 등의 자산매각이 이뤄졌다. 하지만 작년 10월 현대증권 매각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자구안의 85.5%(2조 8200억 원)를 이행하는데 그쳤다.
이에 올해 2월 추가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현대증권 매각 △벌크선전용선 사업부 매각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매각 △현대아산 및 현대증권 보유주식 매각 △현정은 회장 사재출현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이 담겼다.
현대상선의 법정관리를 막기 위해 현대그룹의 추가자구안 이행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2월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을 통해 1200억 원을 확보하는 한편, 현 회장과 그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각각 200억 원, 100억 원 등 총 300억 원의 사재를 출현했다. 또 채무조정 전문가인 마크 워커 변호사를 중심으로 용선료 협상단을 꾸려 조정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17일 개최된 176-2회차 사채권자 집회가 부결됐고, 다음 달 개최된 주총에서는 7대 1 감자안이 상정, 의결됐다. 현정은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11년 넘게 지켜 온 현대상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현대부산신항만 지분 '40%+1주'를 팔아 800억 원을 확보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4월에는 냉탕과 온탕을 들락날락 했다. 현대증권을 당초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조 25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3월 발목을 잡았던 176-2회차 사채권자 집회가 개인투자자의 극심한 반대로 또다시 부결되며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때문에 감자로 인한 현대상선의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정부의 압박도 이쯤부터 거세지기 시작했다. 조건부 자율협약 조건 3가지(용선료 조정, 채무조정,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중 어느 것이라도 이행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또 한진해운과의 합병설도 제기됐다.
현대상선은 그러나 현대증권 등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난제를 풀었다. 그 결과 5월 들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에 큰 진전을 보였고, 사채권자 집회에서 출자전환 및 만기연장 안건을 모두 가결시켰다. 아울러 6월 9일 해외 선주들과 3년 6개월간 연평균 20%씩 용선료를 조정키로 합의했다.
현대상선은 이제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만 마무리하면 채권단과 본격적으로 자율협약에서 '조건부' 꼬리표를 떼게 된다. 업계에서는 용선료 협상을 끝마친 만큼 한진해운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6개 회원사 중 4곳이 이미 가입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모든 자구안이 완료되면 현대상선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채무재조정에 따라 지난해 1500%가 넘었던 부채가 400% 이하로 낮아진다. 이는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조건에 부합하는 수치다. 선박펀드를 통해 1만4000TEU급 대형선박 구매에 나서면, 고가의 용선료 늪에 빠졌던 현대상선의 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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