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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왜곡 우려되는 ISA 수익률 공개 [thebell note]

서정은 기자공개 2016-06-17 11:19:0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5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꼴찌만 아니면 된다"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운용 수익률 공개를 앞두고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속내를 이렇게 표현했다. 줄세우기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치고는 매우 미온적이다. 왜일까. 금융사들이 '면피만 하자'는 식으로 반응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수익률을 공개하는 시점과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컸다.

이달 말부터 금융사들은 일임형 ISA에 대해 모델포트폴리오(MP)별 3·6·9개월, 1·2·3년 단위의 대표수익률을 계산해 공시해야한다. 신탁형 ISA는 고객이 직접 상품을 편입해 운용하므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기투자를 유도한다면서 단기 수익률로 ISA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섣부른 수익률 공개로 투자자들에게 정보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한 증권사의 경우 초저위험 MP에 연 7%의 특판RP를 편입시켰다. 특판RP를 통해 일시적으로 끌어올린 수익률이 실질적인 운용능력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몇몇 금융사들은 단기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편입자산을 리밸런싱하는 등 땜질처방에 들어가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동일 유형의 MP라 할지라도 회사별로 MP를 구성한 기준이 달라 타깃 수익률도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며 "언제는 차별화된 MP를 만들라고 해놓고 이제와서는 일괄적인 기준으로 비교한다니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수익률 공개를 앞두고 단기대책을 마련하는데, 이게 고객들에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ISA가 도입된 뒤, '제대로 팔라'는 당국의 요구에 금융사들은 '많은 판매'로 응답했다. 한 쪽으로는 불완전판매를 막으라고 해놓고, 다른 한편으로는 ISA 계좌 실적을 매일같이 공개했기 때문이다. 세 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번에는 고객들을 위해 수익률을 공개한다고 한다. 수익률로 싸울 줄 알았는데 금융사들은 오히려 방어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합한 수단이 적절한 시기에 동원되어야 한다. 현재 상황을 보면 수익률 공개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보다 더 슬픈건 '꼴찌 피하기' 경쟁을 마냥 지켜봐야하는 고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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