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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보험 복합점포, 이유는 국내 9곳에 불과…아웃바운드 규제로 실적 저조

이상균 기자공개 2016-06-21 06:32: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 지점이 입점한 복합금융점포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지 1년여가 돼가지만 시너지 효과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아웃바운드 금지 조항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보험사가 모두 입점한 복합금융점포는 총 9개다. KB지주 3개(여의도, 도곡, 판교), 농협지주 2개(광화문, 부산), 신한지주 3개(선릉, 의정부, 경희궁), 하나지주 1개(압구정) 등이다. 9개 중 8개가 수도권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과 증권이 합쳐진 복합금융점포가 총 110개인 것과 비교하면 비중은 10%에도 못 미친다.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숫자가 이처럼 적은 것은 금융위원회가 2017년 6월까지 지주사별로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숫자를 각각 3개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에서 올해 5월까지 9개 복합금융점포의 보험지점에서 체결된 계약건수는 289건, 초회보험료 기준 2억 7000만 원에 불과했다. 지점장 월 평균 판매건수 및 금액은 3.2건, 초회보험료 301만 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지주들도 추가적인 보험 복합금융점포 설립에 소극적이다. 설립 한도가 남아있는 농협지주 관계자는 "전국 각 지점에 보험사 입점을 희망하는 곳이 있다면 지주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며 "사실 현재 복합금융점포에 입주한 보험 지점들은 수익이 나지 않고 비용만 나가는 점포"라고 말했다.

보험 복합금융점포의 인기가 추락한 것은 각종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외부 고객을 직접 찾아 다니는 아웃바운드 영업이 금지돼 있다. 복합금융점포 내에서 은행 혹은 증권사로부터 고객을 소개받는 것 이외에는 영업이 불가능한 것이다.

복합금융점포 내에서 보험지점의 위상도 현저히 낮다. 대부분의 복합금융점포는 은행 중심으로 구성된다. 점포 내 면적과 자산규모도 은행이 가장 크기 마련이다. 일부 수도권에서 증권 중심의 복합금융점포가 있긴 하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구조 때문에 복합금융점포의 성패는 은행 지점장이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은행의 자산을 증권 혹은 보험으로 이동시키는 데 협조적이라면 복합금융점포 영업이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복합금융점포 내 증권사 지점장은 "대부분의 자산 이동은 은행과 증권 사이에서 이뤄진다"며 "은행과 증권사간 협력이 아직 가시화되지 못한 복합금융점포도 많은 상황에서 보험지점을 배려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 복합금융점포에 대한 규제가 오는 2017년 6월 이후 해제될 경우 상당한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적자가 뻔해 보이는 복합금융점포에 보험 지점을 입주시킨 것은 정부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의 선점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내년 6월 시범운영이 종료되면 아웃바웃드 등 각종 규제가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한 몫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웃바운드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은행의 방카슈랑스 영업과 차이점이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굳이 복합금융점포에 보험지점을 입점할 필요성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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