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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경영실적 평가서 'C등급' 판정 2009년 평가 대상 포함 이후 최저 등급...최근 기업 구조조정 실기 반영

윤동희 기자공개 2016-07-01 10:41:0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융당국의 경영실적 평가에서 2009년 경영실적 평가를 받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최근 논란이 된 구조조정 산업은행 책임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30일 2015년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산업은행이 C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해 실적 평가를 위해 이달 초 경영예산심의회 등을 개최해 평가를 진행했다. 경영예산심의회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평가하고 경영평가위원회는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을 맡았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거래소, 예탁원 5개 기관 중 이번에 C등급을 받은 곳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A등급을, 거래소와 예탁원은 B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 결과는 S등급부터 A, B, C, D, E등급으로 나뉜다.

금융위 관계자는 "D와 E등급은 기관장 경고나 해임 등의 조치를 수반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C등급이 내릴 수 있는 최하등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고서 경영실적 평가를 통해 당국이 내릴 수 있는 최하위점을 준 셈이다.

경영실적 평가기준은 크게 경영관리와 핵심사업 수행 능력으로 나뉜다. 경영관리는 조직, 인사, 예산을 제대로 운영했는지를 보는 것이고 핵심사업부문은 각 기관별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평가를 한다. 산업은행의 경우 창조경제지원이나 일자리 창출 등 자금공급 방향에 대한 평가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2008년 실적을 기반으로 2009년부터 경영실적 평가를 받아왔다. S등급은 두 차례 받았고 나머지는 항상 A등급을 받아왔던 우등생이었다. C등급은 처음이다. 지난해 B등급을 맞은 수출입은행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경영실적 평가에 따라 성과급 지급률이 정해지는데 직원 기준으로 S급을 받으면 200%, A급은 180%, B급은 150%, C급은 110%를 받는다. 임원은 100%, 90%, 75%, 55%로 좀 더 낮다. 이하 등급은 성과급 지급이 안된다. S급과 C급을 비교하면 성과급 지급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해당 결과가 임직원에 미치는 파장은 크다.

사실 금융당국은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해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하는 기관에는 경영평가 시 가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산업은행도 여타 금융 공공기관처럼 이사회 결의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쳤지만 이 가산점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차치하더라도 산업은행은 인사, 조직 운영에 있어 항상 상위권이었다. 지난 2월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공공기관 현황 조사에서 금융 공공기관 중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간부 간 성과보수 차등율이 34~35%, 비간부 차등폭도 34%로 압도적으로 높은 기관이었다. 전체 연봉의 차등율은 산업은행 평균이 24%, 수출입은행이 25%로 가장 높았다.

정책금융 측면에서도 산업은행은 중견, 예비중견기업에 2014년 기준으로도 전체 여신의 35%인 21조 6000억 원을 지원하고 있었다. 벤처 부문에는 4621억 원을 내고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나누면 13조 5000억 원 가량을 지원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성장 산업지원 관련 프로젝트 금융지원 규모도 20조 원(55건)이다.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힘들다.

때문에 이번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C등급 판정은 최근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여타 항목에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기업 구조조정 업무도 산업은행의 주요 업무 축이었던 만큼 조선과 해운 등 주요 정책실적에서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조 9000억 원 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이중 STX조선과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부실화에 따른 적자 반영 규모가 3조 원이다. 주요 조선, 해운업 관련 구조조정 기업을 빼면 약 1조 1000억 원의 순익을 낼 수 있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부실이 현실화되자 산업은행의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주고 경영평가에서도 최하점을 맞게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서법상 최근 구조조정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금융위도 산업은행에 A등급을 매기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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