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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왜 외국SI와의 합작을 선호할까 "신세계가 50% 이상 지분 보유…전략적 투자자와만 손잡아"

장지현 기자공개 2016-07-04 08:09:2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30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은 경쟁사에 비해 외국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에 개방적이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 역시 미국계 부동산 투자·개발 회사인 터브먼과 합작 투자한 하남유니온스퀘어 법인을 통해 짓고 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은 지난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 위치한 UTC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복합개발로 변화해 유통기업 혼자 단독으로 쇼핑몰 사업을 하기 힘들어졌다"며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터브먼과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루이뷔통모엣헤네시 그룹(LVMH)도 합작사 선정 과정에서 비딩에 참여했지만 고급 쇼핑몰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터브만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하남유니온스퀘어의 지분은 신세계프라퍼티가 51%, 터브먼이 49%를 각각 갖고 있다. 터브먼은 지금까지 이 법인에 2695억 원을 투자했다.

신세계그룹가 외국계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스타벅스'가 최초다. 1997년 미국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50%씩 출자해 만든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739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을 기록했다. 4년 전인 2011년에 비해 매출 규모가 2.6배 커졌다.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통해 점포 수를 2012년 477개에서 지난해 850개로 늘렸다.

스타벅스를 통해 사업 성공을 경험한 신세계는 2005년에 미국 쇼핑몰 운영업체인 사이먼프로퍼티그룹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신세계사이먼'을 만들고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아울렛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경쟁업체는 줄줄이 프리미엄아울렛 사업에 진출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지난해 매출 1169억 원, 영업이익 508억 원을 냈다.

이밖에도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인 인터코스와 50%씩 지분을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몽클레어코리아 역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몽클레어가 49대 51씩 지분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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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에 적극적인 것은 단순히 재무적 요인 때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벅스, 사이먼, 터브먼 등 주요 합작 업체들은 모두 각 사업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전통의 기업들"이라며 "커피전문점, 프리미엄아울렛, 대규모 서양식 복합쇼핑몰 등은 신세계가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한 사업인데 우리에게 없는 사업역량들을 오랜 경험이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채워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가 갖고 있는 국내 유통망과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노하우들이 외국계 기업들의 사업역량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아울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이미 브랜드 이미지가 어느 정도는 구축이 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용진 부회장의 미국 유학 생활 경험이 미국계 기업들과의 합작을 선호하도록 만든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커피 애호가인 정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에 즐겨 찾던 스타벅스를 직접 한국에 들여왔다.

다만 합작사 설립의 원칙은 확고하다.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와만 손을 잡는 다는 것이다. 신사업을 위한 법인의 경우 신세계가 50% 이상 지분을 가져가고 있다.

임영록 부사장은 "신세계그룹은 신규 사업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합작사 설립시 자본금 50% 이상을 가져가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단순 재무적 투자는 엑시트(투자 회수) 계획과 이에 대한 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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