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차갑게 식은 ELS 투자심리 [상반기 ELS 결산] ①HSCEI·EURO STOXX50 하락…조기상환·발행액 급감
이상균 기자공개 2016-07-12 11:14:4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08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의 봄은 오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시장의 악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급작스런 변동성 상승으로 증권사들의 ELS 운용손실이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몇몇 중소 증권사들은 ELS 자체헤지를 포기했다. 대형 증권사 역시 ELS 자체헤지 규모를 줄이고 있다.금융위원회의 HSCEI 기초 ELS 규제로 발행액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지부진한 HSCEI 주가 탓에 조기상환은 연이어 밀리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EURO STOXX50 기초 ELS의 녹인(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 진입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인 격이 됐다. 다행히 브렉시트 여파가 크지 않았지만 국내 ELS 시장에 특정 기초자산 쏠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
하반기에도 ELS 시장 전망은 시계제로다.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선 HSCEI 주가가 올라야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ELS 조기상환은 지지부진하고 발행액은 규제 탓에 제자리에 머무는 답답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ELS 운용손실로 리스크 관리 강화
지난해 10월 발표한 HSCEI 기초 ELS 발행 규제책은 역시나 강력했다. 금융위원회는 매분기 HSCEI ELS 발행액을 이전 분기 상환액의 70~90%로 제한시켰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상환액은 15조 505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2.2%나 감소했다. HSCEI 주가가 줄곧 8000~9000을 맴돌면서 조기상환이 연달아 무산됐기 때문이다. 자연히 증권사들이 HSCEI 기초로 발행할 수 있는 ELS도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ELS(ELB 포함) 발행액은 20조 42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조 1175억 원)에 비해 56.6% 감소했다.
|
ELS 시장이 이렇게 차갑게 식은 것을 금융당국 탓만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권사 들도 ELS의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지수의 낮은 저변동성 덕분에 ELS는 증권사에게 매년 수백 억 원의 운용수익을 안겨줬다. 지난해 8월 HSCEI의 변동성이 갑작스럽게 튀어 오르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은 수백 억 원의 운용손실을 봤고 중소형 증권사 중에는 아예 사업을 접는 곳도 생겼다.
올해 상반기에도 ELS 운용은 계속해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증권사의 영업부서와 트레이딩 부서의 발언권이 강했지만 ELS 운용손실 이후에는 리스크관리 부서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며 "ELS 자체헤지를 진두지휘하던 임원들이 사라지거나 자체헤지 규모도 크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LS, ISA에도 외면 받아
지난 3년간 최고의 재테크 상품으로 평가받던 ELS의 위상도 급속히 추락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시행 발표 초기만 해도 증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포트폴리오에 ELS를 편입시켰지만 HSCEI 기초 ELS의 녹인 위협이 부각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강력히 원한다면 ELS 편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미 상당수 포트폴리오에서 ELS는 사라졌다.
HSCEI 하락의 여파가 아물기 시작하던 6월 브렉시트는 다시 한번 ELS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EURO STOXX50이 급락하면서 한때 녹인 위협이 커지기도 했다. HSCEI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EURO STOXX50 기초 ELS 발행액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었다. 금융당국은 EURO STOXX50 ELS 발행의 규제를 검토했다. ELS 기초자산의 발행을 억제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기초자산 발굴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강해졌다.
하반기 ELS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HSCEI 주가가 올라야 한다. 최소 한 달 이상 1만을 상회하는 주가 수준을 유지해야 ELS 조기상환도 늘어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위원회의 규제가 이어지는 한, 상환이 늘어나야 발행액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브렉시트로 국제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중국 경기의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HSCEI 상승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 ELS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답답한 시장 흐름이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