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안 받는 배당주랩, 수익률은 연 8% 한국투자 고배당주랩 1~5월, 6~10월에만 투자
이상균 기자공개 2016-07-28 15:00:11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wrap)은 희한한 상품이다. 상품명과 달리 투자 종목의 배당을 받지 않는다. 1~5월, 6~10월에만 투자하고 배당을 실시하기 전에 종목을 팔아 버린다. 배당 수익률을 확보하지 못하는데도 수익률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연 8%가 넘는다. 이 같은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배당주의 월별 주가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투자하기 때문이다.◇배당주는 연말에 오히려 주가 떨어져
2010년 7월부터 운용을 시작한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은 2012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올렸다. 특히 2013년 8.2%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0.1%, 2015년 8.4%, 2016년(7월 14일 기준) 8.8%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KOSPI) 수익률이 연 3%에도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상무는 "자산운용사에서 펀드 매니저로 근무하던 시절 고배당주에 투자해 5%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었다"며 "당시 경험을 토대로 증권사에서도 고배당 랩을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은 일반적인 배당주 투자 방식과는 차이가 많다. 보통 배당주 투자는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수익률도 시장 금리의 1.5배 수준인 3%대에 머문다. 신 상무는 "코스피를 벤치마크(BM)로 설정하는 주식형 펀드들은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나도 BM대비 높다고 얘기한다"며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은 절대 수익이 나오도록 운용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 고배당 랩도 배당수익률 3%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 다만 1월말에 투자해서 5월말에 차익 실현하고 다시 6월에 사서 10월에 차익 실현한다. 주가가 조정 받는 기간을 피해 투자한다. 신 상무는 "일반적으로 10월 이후에 배당주에 투자하라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10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주가는 거의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2015년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의 월별 평균수익률을 살펴보면 5월과 10~12월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은 월별 수익률에 따라 자금 유출입도 규칙적으로 이뤄진다. 차익 실현 이전인 5월초에는 랩 운용규모가 500억 원이 넘었지만 7월 말에는 4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비중도 바뀐다. 5월말에는 주식 비중이 50% 미만이었지만 7월말에는 80%로 높아진 상태다.
◇주요 투자종목, 우리은행·신한금융지주·포스코 등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이 이 같은 투자 방식을 계속해서 고수해온 것은 아니다. 2012년에는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예상 배당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했지만 수익률이 -1.3%에 그쳤다. 고배당을 예상한 종목들이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긍호 상무는 "이때를 기점으로 배당을 노리기보다는 배당주의 월별 주가흐름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의 운용인력은 총 4명이다. 이중 정승진 매니저가 사실상 랩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고배당주 랩에서 투자하는 종목은 평균 23~25개다. 7월말 기준으로는 27개다. 종목별 투자비중은 10% 안팎이다. 주요 투자 종목으로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지주, 포스코, SK텔레콤, 심텍, 골프존유원홀딩스 등이 있다.
한국투자 고배당주 랩에도 단점은 있다. 꾸준히 연 10% 가까운 수익률을 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다. 만약 코스피 상승률이 20%까지 상승해도 고배당주 랩은 10%가 한계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스피 상승률이 높았던 2010년(18.2%)과 2012년(9.4%)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가흐름이 지지부진할 때 오히려 매력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정승진 매니저는 "상반기 삼성전자의 상승 때문에 주가 지수가 올랐지만 배당주는 오히려 하락해 지금이 배당주 저가매수의 기회"라며 "현대차 등 상당수 대기업이 배당을 늘리겠다고 밝혀 향후 배당주 투자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