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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지원 불가' 외친 채권단, 한진의 새 지원안 나오나 조건부자율협약 한달 연장 가닥…"조양호 회장 결단 필요" 관측

안경주 기자공개 2016-07-26 09:58:14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5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한진해운 측이 조건부자율협약 마감시한 연장을 요청하면 이를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단이 신규자금 지원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진그룹이 변화된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산업은행으로부터 한진해운의 용선료 조정 협상 진행 경과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향후 한진해운 지원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종적인 채무재조정과 부족자금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신규자금 지원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산업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설명회에서 이동걸 회장이 밝혔듯이 사채권자 채무조정과 용선료 인하 등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고 유동성 부족 해결 등 한진그룹의 지원 의지가 확인되어야 정상화 단게를 밟을 수 있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은 약 50% 정도 진행됐다. 최근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박금융 상환 유예 협상의 진척 속도도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달리 선박금융 협상과 용선료 조정이 빨리 진행될 수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간 실무자 협상에서도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선박금융 상환 유예와 대한항공 등 계열사 지원을 통해 7000억~9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는 대신 나머지 부족자금을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 성공을 전제로 향후 1년6개월간 1조~1조2000억 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달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에 대한항공이 4000억 원을 지원할테니 나머지를 채권단이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 불가"라며 거절했다.

최근 실무자 협상 과정에서 '선박금융 상환 유예' 카드가 새롭게 나왔지만 한진그룹의 기존 지원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특히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만큼 한진그룹 스스로 부족자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채권단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한진그룹이) 유동성 확보 방안 제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선박금융 상환 유예와 용선료 조정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진해운의 요청이 있을 시 조건부자율협약 마감시한을 한 달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공은 한진그룹에 넘어갔다. 한진그룹은 이번주 중에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입장을 바꿔 부족 자금을 지원할 지, 계열사로의 부실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지원 불가 방침을 내릴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용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조 회장만이 내릴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달리 매각할 수 있는 자산도 거의 없고 유동성 부족에 처해있어 계열사를 통한 지원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8월이 생존의 고비가 될 수 있는 만큼 한진그룹, 특히 조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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