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다수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되면서 관련 자동차금융을 담당해 온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전속 캐피탈사로 대부분의 매출을 의지하고 있는 만큼 신차판매 중단으로 인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판매중단 사태가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어 사실상 개점휴업을 예고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골프, A6 등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 3000대가 위조 서류로 불법 인증을 받은 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인증 취소 처분을 내렸다.

국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정한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번 인증 취소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새로 인증을 받기 전까지 대부분의 신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캡티브(Captive)사라는 시장 지위를 활용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매출 대부분을 의지하는 영업구조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판매물량의 40~50%에 대한 자동차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판매 중단은 폭스바겐파이낸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예컨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2~3년 판매실적이 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은 지난해 각각 3만5778대와 3만 2538대가 팔렸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해 각각 39.5%, 62.3% 증가했다.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판매 증가는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총자산은 2013년 1조 1102억 원에서 지난해 2조 1165억 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14년 156억 원, 2015년 26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폭스바겐 사태로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의 올해 상반기 수입차 내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신차 판매가 꾸준히 이어졌다. 그 결과, 아직 상반기 결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폭스바겐파이낸셜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내 점유율은 6월 말 기준 아우디 11.18%, 폭스바겐 10.68%이다.


문제는 이번 판매중단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점유율이 1%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한국수입차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 차량의 7월 신규등록대수는 425대로 전년 동월의 2998대와 비교해 85.8% 감소했다.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순위도 4위에서 10위로 급락했다. 아우디 차량 역시 전년 동월대비 42.5% 감소한 150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7월은 인증취소 청문 실시로 판매중단이 가시화되던 시점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의 판매 수가 줄면서 캡티스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신차 취급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파이낸셜도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자동차 인증을 받는데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연내 인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만큼 폭스바겐파이낸셜의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간 유지될 수도 있다.

여기에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향후 리스 자산을 매각할 때 손실이 늘어날 수 있어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차 판매중단으로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자산을 늘릴 수 없고, 할부금융과 리스 계약만료로 인한 자산 감소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자산감소 폭이 커지고, 영업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폭스바겐파이낸셜은 기존 자산의 급격한 축소를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차 판매가 중단됐을 뿐 기존 차량 구매 고객의 할부금융·리스계약 해지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파이낸셜 관계자는 "환경부가 인증취소를 발표하면서 차량 소유자는 별도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다"며 "리스 계약의 해지(취소) 사유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균 3~5년가량 할부금융 또는 리스 계약을 맺는 사업의 특성상 자산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