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밥캣IPO' 두산그룹, 신용도 반전 꾀할까 4세 경영 돌입, 자구안 속도…늘어난 재무레버리지, 만기구조 단기화 '해결과제'
김병윤 기자공개 2016-08-22 13:18:0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8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경영, 재무, 신용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계열사들의 자산 매각이 줄을 잇고 있다. 올 3월 박정원 신임 회장이 취임으로 본격적인 4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자구안을 시행 중인 두산그룹의 신용도에도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더 이상 나빠져서는 안되는 선까지 밀려 있다. 지주사 ㈜두산·두산중공업은 A등급의 끝자락까지 내몰렸고, 두산엔진·두산인프라코어는 BBB급으로 전락했다. 두산건설은 투기등급 신세에 있다. 자구안의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등이 향후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늘어난 차입 부담 해소, 지나치게 단기화한 만기 구조를 바로잡는 일도 선결해야 할 과제다. 총 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동안 9%p 늘었다. 신용도가 추락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제약된 결과로 풀이된다.
|
◇두산건설 '투기등급' 전락…'자구안·두산밥캣 IPO' 신용도 요소
신용도만 놓고 보면 아직 갈길이 멀다. 두산그룹의 신용도는 꾸준히 하향 추세를 지속해 왔다.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 올들어 지주사인 ㈜두산과 중간 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로 한 노치(notch) 하향 조정했다. 지주사와 중간지주사에 위치해, 일부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높다는 지적이다.
정혁진 한신평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은 두산중공업이 책임져왔으나, 올들어 두산건설 소유의 분당부지(284억 원)·큐벡스(332억 원)·두산메카텍 지분(1172억 원) 매입을 통해 ㈜두산으로 그 지원 부담이 전이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두산엔진과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올들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현재는 BBB급 신세로 전락했다. 사업 역량과 재무 안전성이 크게 저하된 탓이다. 특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자구안에 대한 우려도 반영됐다.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성과는 향후 신용도 향방을 판가름할 중요 요소로 꼽힌다.
두산그룹 계열사 중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곳이 두산건설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건설의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83.1%로 집계됐다. 현금창출력이 열위한 가운데 차환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올해 4000억 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때문에 두산중공업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친 바 있다. 두산건설은 자체 사업의 턴어라운드가 선행되지 않는 한, 두산중공업과 ㈜두산의 신용도 하락을 부추길 위험이 있어 보인다.
그룹 신용도를 개선할 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두산밥캣의 IPO다. 두산밥캣은 지난 16일 거래소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통해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IPO로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1조 원 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상장 시기와 규모 등에 따라 재무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신용도 직격탄, 만기 구조 단기화 심화
급격히 늘어난 재무레버리지의 축소 여부도 신용도 변화의 핵심이다. 두산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총 차입금 규모는 13조 3770억 원이었다. 2013년 12조 원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14조 원을 돌파했다.
만기 구조는 단기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두산그룹의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7조 5430억 원이다. 총 차입금 중 5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총 차입금에서 단기성 차입금이 차지하는 규모는 2011년 44%에서 9%p 증가했다. 반면 장기성 차입금은 8조 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6조 664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만기 구조 단기화는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악회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공모채 잔액은 지난해 2조 8928억 원이었다. 2013년 말 4조 2389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반면 2014년 말 사모채 잔액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4300억 원을 기록했다. 사모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900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대신 외표채나 메자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앞으로 면세점 사업과 같은 투자가 계획돼 있어 자금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아직은 공모채 등 자본시장 접근성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단기 차입금과 사모채·메자닌을 중심으로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