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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밥캣 FI의 '윈윈' 시나리오는 FI, 일부만 구주매출 불가능…콜옵션 시, 두산인프라 7000억 조달 부담

민경문 기자공개 2016-08-23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상장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공모 구조에 쏠린다. 키를 쥔 재무적 투자자(FI)가 어떤 방식으로 엑시트를 단행할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두산밥캣의 실적 개선에도 공모가가 기대치를 넘어설 지 불확실하다. 구주매출 대신 콜옵션을 택할 수 있겠지만 이를 위해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야 하는 두산인프라코어 입장에선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 16일 거래소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에 통과했다. 예심을 청구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JP모간이다. 증권신고서는 내달 초 제출할 것으로 파악된다. 공모 구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주보다는 구주매출에 무게감이 쏠린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지분 75%(보통주), 한화자산운용 등 FI가 25%(우선주)를 보유중이다.

실적 추세는 긍정적이다. 두산밥캣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 1135억 원, 영업이익 1491억 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그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유럽 법인의 턴어라운드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두산그룹 측이 기대했던 5조 원대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상장 흥행은 그룹 구조조정 성패를 결정짓는 열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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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0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두산밥캣 우선주를 사들인 FI는 아직 신중하다. 실적이 좋더라도 공모가격이 원하는 대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호텔롯데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런 이벤트가 발생해 상장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구주매출에 참여키로 하고 보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는데 막상 일정에 차질을 빚는다면 자금 회수가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물량의 일부만을 처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구주매출에 나설 경우 물량 전부를 팔도록 돼 있다. 과거 LIG넥스원의 사례처럼 일부 구주매출 이후 주가 상승으로 업사이드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FI가 지분을 먼저 매각해야 두산인프라코어가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는 구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FI로선 작년 우선주 투자 계약 시 약조한 콜옵션도 활용 가능하다. 상장에 불참하는 대신 두산인프라코어에 지분을 파는 형태다. 우선배당률(6.9%) 정도의 수익률에 만족해야 하지만 혹시 모를 리스크를 고려하면 대안이 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를 보통주로 바꿔서 상장하면 그만이다. 재무개선에 시급한 만큼 구주매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지목된다.

물론 자금 조달이 부담일 수는 있다.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또 다시 외부에서 차입해야 한다. 그만큼 재무구조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향후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FI에 지급하면 되지만 상장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는 두산인프라코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원하는 공모가를 바탕으로 FI와 두산인프라코어가 모두 구주매출에 성공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을 남긴 채 잔여 주식을 최대한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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