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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유화, '돈 먹는 하마' 中법인 해결책은 애경영파·해양, 쌓이는 적자 자본잠식 확대..청산 등 결정 '고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6-08-30 08:04:3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9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유화의 중국 자회사 애경영파화공유한공사(애경영파)와 애경해양강서유한공사(애경해양)가 자본잠식 규모를 지속해서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유화는 이에 따라 추가 자금을 지원할 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할 지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애경영파와 애경해양은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애경영파가 마이너스(-) 4억 원, 애경해양은 -8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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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법인의 자본잠식은 결론적으로 수익을 장기간 내지 못한 탓이다. 애경영파는 올해 상반기 2억 원대 순손실을 냈고, 애경해양은 순손실 5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지속해서 확대되면서 영업활동을 통해 스스로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단 애경영파는 애경유화가 중국 현지에서 디옥틸프탈레이트(DOP) 등 가소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2006년 인수한 곳이다. 가소제는 애경유화의 주력 상품 폴리염화비닐(PVC) 생산에 활용되는 원재료다. 현지에서 직접 DOP를 공급받아 생산과 판매 마진을 최대화할 목적이었다.

애경영파는 그러나 애경유화 품에 안긴 이후로도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3년에만 순손실액이 64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흑자를 낸 해에도 벌어들였던 수익이 수천 만 원에서 10억 원 미만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이를 모두 까먹고도 한참 넘는 수준의 적자였다.

애경영파가 이처럼 순손실을 키운 이유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판가 인하 경쟁이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PVC 수요 자체도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꺾였다. 여기에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된 것도 가소제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또 다른 중국 자회사 애경해양은 중국 장시주펑과 합작으로 2009년 현지에 설립한 곳이다. 섬유처리제, 접착제 등의 원료로 쓰이는 원료 에틸렌다이아민(ethylendiamine) 생산 법인으로, 애경유화가 60%, 나머지 40%를 장시주펑이 투자했다. 장시주펑은 촉매합성제와 에틸렌디아민 제조공정 및 특허를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애경유화와 장시주펑은 초기 투자 후 사업성을 판단해 에틸렌디아민 공장 생산량을 1만 톤에서 5만 톤까지 증설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기술력 등 문제로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해내지 못하면서 매출은 없이 손실만 키우는 최악의 상황에 곧바로 직면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매출액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업에서 전면 실패로 애경유화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애경영파의 경우 추가 자금을 지원하면 자본잠식 등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흑자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의문시 된다. 저유가 기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과잉 현상도 쉽게 해소될 수 있는 단기적 흐름이 아니다.

여기에 애경해양은 사실상 '유령회사'가 돼 버린 상태다. 기술력 문제로 인해 빚어진 생산 중단이기 때문에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발을 빼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합작사와 이를 두고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애경유화가 장시주펑 지분을 사주지 않는 이상 애경해양의 청산 등 절차를 벌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장시주펑 지분을 가져오게 되면 공장 설립 투자비를 비롯해 합작사 손실 비용까지 애경유화가 모두 짊어지게 된다. 애경해양이 보유한 빚에 대한 보증도 대부분 애경유화가 직접 서고 있다.

그런데도 시장 일부에서는 애경유화가 이들 법인의 청산 등 절차에 결국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산에 돌입할 경우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탕감할 수 없는 상태지만, 향후 영업을 이어나갈 경우 유입될 손실이 보다 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당장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이들 법인을 정리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애경그룹 측은 이에 대해 "(애경영파와 애경해양의 자본잠식 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지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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