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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 내년 말 열린다 비상장기업 투자 활성화 차원, 펀드 통한 간접투자 증가 기대

강우석 기자공개 2016-09-09 09:58:4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전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장외시장을 내년 신설한다.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의 참여를 통해 비상장주식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전문투자자의 펀드 조성을 독려해 일반투자자들의 비상장기업 투자 기회도 넓힌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가칭)' 개설을 준비 중이다. 내년 초까지 IT 및 제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뒤, 하반기 중에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 내 K-OTC부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전문투자자를 위한 회원제·비공개 플랫폼

이 시장은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전문투자자들을 위한 회원제 플랫폼으로 만들어진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기관투자가 △금융투자상품 50억 원 이상인 법인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억 원 이상이고 연소득이 1억 원 이상이거나, 총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개인투자자 등을 전문투자자로 분류하고 있다.

K-OTC 시장과 달리 거래종목에 관한 규제가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다. 전문투자자의 경우 일반투자자에 비해 금융지식 수준이 높고 정보의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현재 K-OTC에서는 137개의 종목만 거래할 수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다양한 투자 성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에서는 K-OTC와 달리 거의 모든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며 "구주를 많이 유통시킬 수 있는 벤처캐피탈이 매도자로,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가 매수자로 각각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산 가격의 공개를 원치 않는 전문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거래의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거래당사자 쌍방이 합의할 경우 거래 내용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공개될 수 있다. 일정 기준을 바탕으로 회원등급의 차등을 두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美 사모유통시장 벤치마크…"개인, 비상장기업펀드 투자기회 늘어날 것"

금융투자협회는 사모유통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의 사례를 참고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비상장주식 투자의 70~80% 정도가 기관투자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비상장기업에 특화된 애널리스트가 기업 분석을 하고, 기업 가치평가에 능통한 전문투자자들이 투자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나스닥프라이빗마켓(NPM·NASDAQ Private Market)이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나스닥과 셰어즈포스트(Shares Post)가 2013년 공동 출자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나스닥이 셰어즈포스트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나스닥의 자회사가 됐다. 주요 연기금, 자산운용사 및 보험사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플랫폼으로, 사모기업의 자금조달 및 특정거래 발생 시 한시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진화 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비상장기업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이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다. 자산운용사가 해당 시장에서 펀드를 조성해 리테일 고객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은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장외시장에서 플레이어로 활약하기 어렵다"며 "전문투자자 장외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비상장기업펀드에 투자하는 문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문투자자들조차 비상장종목을 손쉽게 사고 팔 플랫폼이 전무한 만큼, 신설 예정인 장외시장이 비상장종목 거래를 늘리고 관련 상품을 다양화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장외주식 상품은 사모펀드, 신탁 등의 형태로 소수 고액자산가에게 판매되고 있다"며 "전문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장외시장을 양성화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비상장기업 펀드'도 자연스레 다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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