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LG도 '바이오 힘 싣기' 본격화? 자금력 있는 LG화학 '중심축' , '범 LG' 지원 필요성 대두
장소희 기자공개 2016-09-07 08:19:17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바이오 사업 재건에 본격 뛰어든다. 과거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지배구조를 마련한 것처럼 LG그룹도 자금력 있는 LG화학을 중심으로 LG생명과학을 흡수해 바이오에 힘을 싣는 구조를 택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6일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으로 "양사간 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단, LG화학이 LG생명과학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 하는 방안이 결정되면 LG그룹은 LG화학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은 기존에 LG생명과학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바이오를 주력으로 키워오지는 못하는 실정이었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과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일본 모치다와 협력해서 개발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바이오업계는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2010년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5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로 본격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 사이에 투자 러시가 이어졌다.
삼성그룹은 바이오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게 바이오 전문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 든든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바이오 계열사의 주주 역할을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된 2011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41.85%, 삼성에버랜드가 41.85%, 삼성물산이 10.46% 지분을 각각 보유했었다. 현재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거쳐 최종적으로 삼성물산에 합병되면서 삼성물산(지분율 51.04%), 삼성전자(46.79%)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주주사들은 바이오 계열사들이 생산 설비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 수차례의 증자를 진행해 자금을 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자금으로 인천 송도에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 준공과 시제품 양산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2공장 생산에 돌입했고 2018년 가동을 목표로 제 3공장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단 6년 만에 연간 18만 리터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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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삼성보다 6년 늦게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며 이 같은 바이오 사업 육성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LG생명과학이 진행해오던 바이오사업 중심을 LG화학으로 옮기는 것이 그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LG화학은 LG그룹의 모태가 되는 계열사이자 LG그룹에서 현금창출력이나 재무구조가 우수한 대표적인 회사다. 삼성그룹처럼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 지원이 가능한 모회사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2조 6000억 원에 달하고 지난해 기준 연간 현금창출력이 3조 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LG화학은 LG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 중심축으로 조건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오랜 기간 화학사업을 영위해왔다는 점에서 사업 영역도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다. 화학 연구소와의 개발 공조나 해외시장 개척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지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규 공장 준공 등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범LG그룹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건설업을 하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제 2, 제 3공장 준공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그 까닭에 LG그룹은 대대적인 신규 설비 투자보다는 바이오기업 인수·합병(M&A) 추진 등의 방식으로 빠른 시일 내에 바이오 시장에서 자리잡는 길을 택할 확률도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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