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급한불 1730억' 추가 담보 있나? 조양호 회장 등 1000억 투입 결정, 부족자금 정부 지원에 기대야
김성미 기자공개 2016-09-07 08:20:22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등 한진그룹의 긴급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물류대란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한진그룹 측의 담보가 요구되는 가운데 현재 내놓을 만한 자산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6일 한진해운 관계자에 따르면 물류 대란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자금은 1730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선박에 있는 국내 화주들의 컨테이너를 항만까지 옮기는데 필요한 하역비용이다. 한진해운은 대금 연체로 미국·스페인·일본 등의 항만에서 선박 입출항이 거부돼 공해상에 표류하고 있는 선적이 87척에 이른다.
이날 한진그룹은 한진해운발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 원을 포함, 자체적으로 10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나 추가로 730억 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결국 정부의 장기 저리 자금을 지원받아야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저리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한진 측이 담보로 내세울 자산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한진 측은 한진해운 살리기에 그룹차원에서 2조 원을 넘게 투입하면서 다른 계열사로 부실이 전이된 탓이다.
한진해운은 이미 자구안을 통해 해외 운영권, 터미널 등 돈이 될 만한 자산은 대부분 매각한 상태다. 남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터미널 지분(54%)은 한진 측의 자체 조달 금액의 담보로 사용된다. 대한항공은 롱비치 지분과 대여금 채권 등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6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리스크로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82%에 달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2013년 말 823%에 이르던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2014년 말 982%, 2015년 말 904%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 전 ㈜한진이 인수한 아시아 8개 항로 운영권, 부산신항만, 베트남 터미널 등 '알짜 자산'이 담보로 제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한진은 한진해운 유동성 지원을 위해 2351억 원을 쏟았다.
정부는 한진 측이 담보를 제공할 경우 서둘러 1000억 원을 투입해 현재 묶여 있는 선박부터 해결한다고 약속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나서서 장기저리자금 '1000억 원±a'를 지원하도록 촉구했다"며 "자금을 부담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한진 측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 "배가 묶여 있는 것을 해결하는데 1000억 원가량의 돈이 들고 그 다음 기름 값, 밀린 돈까지 해결하려면 6000억 원을 초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정의 한진해운 저리 지원에 대한 조건인 담보 제공에 대해 아직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금 및 물류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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