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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의 'K-OTC' 외면받는 이유 사설 중개시장 규모의 3% 불과…종목부족·양도세부담

강우석 기자공개 2016-09-09 09:58:53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7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외주식을 거래하는 공식적인 플랫폼으로는 금융투자협회가 만든 K-OTC가 있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38커뮤니케이션 등 사설중개 사이트를 통해 장외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이는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K-OTC에서의 장외주식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종목수가 부족하고 투자자의 세금부담이 공모시장에 비해 크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 시장의 지난달 거래대금은 총 1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78억 원), 2월(87억 원), 3월(100억 원)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연초 기준 50만 주 정도였던 일평균 거래량도 지난달에는 165만 주까지 치솟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K-OTC에서 거래하는 투자자의 대부분은 연기금, 보험사가 아닌 개인 고객"이라며 "상장 후 수익을 기대하고 진입하는 신규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TC시장의 거래대금 및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6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전체 장외시장 거래 규모와 견줘보면 '새 발의 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OTC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200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3%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8커뮤니케이션, 브로커, 개인 간 거래 등을 통한 장외주식 거래의 총합이 K-OTC의 10~30배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비공식적인 창구로 비상장주식을 매집하다보니, 피해자가 계속해서 속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K-OTC시장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유니버스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K-OTC 시장에서 거래가능한 종목은 137개 정도다. 1만 개 안팎의 기업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 전체 장외시장 종목의 1% 남짓에만 투자가 가능한 셈. 현재 매출과 관련된 규제가 존재해 공모 실적(50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주 발행 및 구주 매출)이 있는 법인에 한해서만 K-OTC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장외주식 투자의 대원칙은 고위험·고수익으로, 이는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고액자산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닌 사항"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정작 K-OTC에서는 원하는 종목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세금 부담이 크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K-OTC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거둔 고객들은 시세차익의 10%만큼의 세금(양도소득세)을 내야 한다. 증권 투자시 이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야하지만, 사설거래를 이용하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자들이 굳이 K-OTC 시장을 통해 거래하지 않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있다"며 "장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양성화시키기 위해, 기획재정부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출범 2년 째인 K-OTC가 기대만큼 성장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투자협회가 준비 중인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가칭)'은 K-OTC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양도세를 내지 않아 별도의 세금 이슈가 없다. 또 해당 시장에서는 종목 규제가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라 대부분의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현재의 장외시장에서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법인들조차 정보 비대칭, 허위정보 기재 등으로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구체적인 윤곽이 나와야 알겠지만, 전문투자자들만을 위한 플랫폼이 가안대로 구축된다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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