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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돈 안되는 양극재 인수 속내는 GS이엠 '손실 확대' 사업 포기 가능성, 수급 차질 '고려'

김장환 기자공개 2016-10-05 08:24:3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GS이엠 양극재 사업 인수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터리 사업 수직계열화 및 성장 가치를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수익성 등 다양한 측면을 볼 때 또 다른 이유가 담겨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GS이엠 익산공장 양극재 생산설비 및 해당 사업부문 인력 등 유무형 자산일체를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계약금액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550억~600억 원대가 될 것이란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GS이엠 양극재 사업부는 배터리 핵심 원료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부문이다. 양극제는 단일 배터리 생산 과정에 약 36%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이고, 전구체는 양극제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다.

GS이엠 양극재 사업부를 흡수하게 되면 LG화학은 '전구체→양극재→배터리'까지 이어지는 전 생산 과정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배터리는 LG화학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따라서 사업 성장성을 고려해 양극재 부문을 흡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배터리 부문의 장기 성장 전망도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가 됐다는 설명을 내놨다. LG화학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부문은 오는 2020년까지 41조 3800억 원대로 시장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약 17조 원보다 두 배가 넘는 성장 전망이다. 원재료 시장 역시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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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GS이엠이 운용해왔던 양극재 사업은 과거부터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와 맥을 같이 해오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 등에 힘입어 지난 수년 동안 배터리 부문의 급격한 성장성이 명확하게 이어졌지만, 정작 원재료를 생산하는 GS이엠은 계속 적자를 내왔다.

대정이엠이란 이름으로 2000년 9월 설립된 GS이엠은 애초부터 리튬2차전지용 재료 생산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이후 2011년 GS에너지가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현재 사명으로 교체됐다. GS그룹은 이를 통해 2차 대형전지를 비롯, 소형 2차전지 소재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GS이엠은 정작 GS에너지에 편입된 후 적자만 지속하다 못해 자본잠식 우려까지 불거지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운용자금조차 자체적으로 조달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GS에너지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GS이엠에 대규모 자금을 꾸준히 쏟아 부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유증으로 지원한 자금만 1222억 원에 달했다.

GS이엠이 부진을 면치 못한 이유는 중국 업체들에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완전히 밀린 탓이다. 리튬전지뿐 아니라 IT기기, 전동공구 등에 들어가는 양극재는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제품 활용에 큰 문제가 없다. 안정성 측면에서 불안감은 있지만 저가의 원재료로 최대 효율을 내는 게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경영 방침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LG화학이 GS이엠 양극재 사업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대단한 이익을 보는 포트폴리오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LG화학 역시 외부에서 저가의 양극재를 사들이는 게 보다 이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당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성장도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LG화학의 이번 결정이 GS에너지가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마지못해 이뤄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GS이엠의 납품물량 상당수를 LG화학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GS이엠이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 향후 배터리 생산 원재료 조달에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 LG화학이 알린 양극재 부문 인수가는 GS이엠 자산 규모의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2015년 말 GS이엠의 자산규모는 약 1480억 원으로, 올 들어서는 이보다 자산 규모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부실 자산들에 대한 매각과 차입금 상환이 앞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GS이엠 입장에서는 최대 사업부를 LG화학에 넘긴 셈이다.

다만 LG화학은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란 입장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인수 결정을 알리며 "생산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게 된 동시에 전구체의 직접 제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로써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고밀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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