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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인수전 뛰어들까 중국업체 인수시 시장점유율 등 타격…영업권 방어 목적 커

윤지혜 기자공개 2016-10-07 17:02:5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동종업체인 한국타이어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금호타이어의 잠재적 원매자로 중국 타이어업체들이 거론되면서 글로벌 영업권 방어를 위해 한국타이어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한국·금호·넥센 등 주요 타이어업체 3사가 국내 시장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과점 구도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0% 이상으로, 설사 한국타이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 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한국타이어가 처한 상황과 그간 국내 기업들 사이에 있었던 M&A 전례를 비추어 보면 최소한 한국타이어가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서는 제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M&A시장에서 대기업 매물이 공개경쟁입찰 형태로 나올 경우 다른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경우는 흔치않다. 그룹차원의 딜에 국내 기업들이 쟁탈전을 벌이지 않겠다는 일종의 비공식적 불문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측도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단지 동종업계라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만한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작년 금호산업 공개입찰 과정에서 있었던 롯데와 신세계간 해프닝을 복기해 보면, 이 불문율은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경우 깨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롯데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자 라이벌격인 신세계그룹도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당초 신세계는 금호산업을 인수할 의도가 없었다. 하지만 광주신세계가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부지 소유주가 금호산업 100%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인데 롯데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신세계 입장에서는 알짜 점포를 라이벌 업체에 넘겨주는 상황이 되면서 뒤늦게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신세계 측은 롯데가 인수의사를 철회하자 덩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타이어의 절실함은 중국 타이어업체가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때 생기게 된다. 2015년 한국타이어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28.3%, 국내 19.5%, 중국 16.6%, 기타 11.9%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수요 위축 및 글로벌 경쟁심화의 영향으로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관련업계는 작년 켐차이나가 피렐리를 인수하면서 한국타이어의 중국 영업망 확장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초 중국 화학업체인 켐차이나는 글로벌 5위권에 랭크된 이탈리어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71억 유로(한화 약 8조5000억 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타이어업계에서 전통적으로 5위자리를 지켜 온 유럽회사와 중국 자본이 결합하면서 피렐리는 중국 시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미쉘린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켐차이나의 피렐리 인수에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고, 한국타이어그룹 내부에서도 이 같은 영업상황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껴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해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이 상황에 또 다른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한다면 글로벌 7위자리를 유지해 온 한국타이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국타이어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인수주체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른 투자자가 실질적인 인수주체로 나서는 대신 한국타이어가 백기사의 역할을 하거나 협력관계를 맺는 등 간접적인 참여가 관측된다.

설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한국타이어 측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함으로써 경쟁업체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워크아웃 졸업 기업의 공개경쟁 입찰의 경우 원칙적으로 거래 중도에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다. 그 때문에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인수전 초기에 실사 기회라도 부여받아야 향후 생길 수 있는 이벤트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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