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 간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기 단계부터 일부 투자자들의 오해를 샀다. 이 과정에서 수년 동안 투자자들과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향후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에 힘쓰겠다."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가 투자자들과 언론 앞에서 시장과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에 대한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 순서로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던 찰나에 불쑥 소통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 사장의 깜짝 발언은 LG화학과 LG생명과학 간 합병이 공식화된 이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일정 부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LG화학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LG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LG화학의 이 같은 설명을 투자자들은 납득하지 못한 듯했다. 통상 인수회사는 재무적 부담 증가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피인수회사는 상승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합병이 공식화된 후 LG화학과 LG생명과학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 했다.
실제 투자자들은 물론 LG화학 내부에서도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LG생명과학이 자생하기 어렵다 보니 그룹 내에서 자급 여력이 가장 괜찮은 LG화학이 떠안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만큼 LG화학의 주주 입장에선 LG생명과학 합병이 썩 내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합병안이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기우에 불과했지만 투자자들의 불만 정도를 가늠할 수는 있었다.
이에 LG화학이 발 빠르게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LG화학이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큼의 소통을 할지는 지켜볼 일이겠지만, 선제적으로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자 하는 모습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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