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임원진 자사주 매입 나선 까닭은 LG생과 합병前 주가 '제자리', 박진수 부회장 등 부양 '총력'
김장환 기자공개 2016-10-25 08:26:1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4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 행렬에 대거 동참했다. 책임 경영과 미래 사업에 대한 자신감에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각종 호재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LG화학은 24일 박진수 부회장(CEO)을 비롯해 유진녕 기술연구원장, 이웅범 전지사업본부장, 정호영 재무최고책임자(CFO),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 등 경영진들이 이날 장내에서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고 밝혔다. 유 기술연구원장이 713주로 가장 많은 주식을 샀고, 뒤를 이어 박 부회장과 손 사장이 각각 700주, 이 본부장과 정 CFO가 각각 500주와 450주를 매수했다.
LG화학은 이들 임원의 자사주 매입이 회사의 성장 가치를 그만큼 높게 판단하고,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결단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는 물론 향후 실적개선 및 미래 회사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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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대거 나선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주가 부양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내년 초 LG생명과학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LG화학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몇 달여간 대규모 투자, 수주 성사 소식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냈지만 주식시장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고부가가치 사업 핵심 역량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알린 것이 대표적이다. 메탈로센계 폴리올레핀(PO), 고기능 ABS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오는 2020년까지 7조 원대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지난 9월 발표했다. 2014년 3조 원 대비 두 배가 넘는 매출 목표다.
이달 들어서는 페러데이퓨처(Faraday Future) 배터리 납품업체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페러데이퓨처는 테슬라의 대항마로 잘 알려진 전기차 생산 업체다. 당장 계약을 맺은 초기 납품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관련 소식이 시장에 주는 의미는 상당하게 여겨졌다. 미래 핵심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전기차 업체에 LG화학이 배터리 공급을 확실시했다는 점 때문이다.
해당 소식 전후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성장 계획도 착실하게 전했다. LG화학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부문 역시 매출액을 7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알렸다. 선제적 R&D 투자를 통해 주행거리를 현재 수준의 두 배까지 끌어올리는 등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달 중국에서 실시 예정인 배터리 5차 인증도 무리 없이 통과가 예상돼 긍정적이다.
LG화학은 그러나 이 같은 소식들을 잇따라 시장에 알린 후에도 주식시장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올 1월 한 때 주당 34만 4500원에 육박했던 LG화학 주가는 지난달 초 22만 7500원까지 떨어졌다. 과도한 배터리 투자로 난항을 겪었던 2014년 말에서 2015년 초 사이 이후로 역대 최저점 수준을 여전히 맴돌고 있다.
LG화학이 실망스러운 주가 흐름 한편에는 최근 알린 합병 계획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거쳐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28일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승인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내년 1월 1일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 성사를 위해서는 LG생명과학 주가 상승이 필수적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 주가가 현재 6만 4000원대에서 6만 8000원 선까지는 올라서야 매수청구권 규모가 낮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생명과학 주가 부양 방안은 합병 당사자인 LG화학 주식 가치가 크게 오르는 수 외에 많지 않아 보인다. 임원진이 직접 나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선 것도 결국 주가를 끌어올려 합병을 원활하게 단행하기 위한 목표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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