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삼성물산 지분 EB로 처분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세, 교환가 프리미엄 부여 가능…오버행 가능성에 블록딜 제외
이길용 기자공개 2016-10-27 13:52:5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교환사채(EB)로 처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KCC는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EB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설 경우 오버행 이슈가 지속적으로 존재해 삼성물산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는 삼성물산 지분 1701만 주(지분율 8.97%) 중 일부를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 규모는 7억 5000만 달러로 예상되며 주관사는 JP모간, HSBC, 도이치증권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IB들은 KCC의 삼성물산 지분 처분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 26일 삼성물산 종가 16만 9000원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는 2조 8747억 원이다. 3조 원에 가까운 지분을 한 번에 매각하기는 쉽지 않아 외국계 IB들은 다양한 전략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KCC는 블록딜과 EB를 두고 고민했지만 EB를 먼저 발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자금 조달 규모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인적 분할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제안을 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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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의 주식을 교환 주식으로 제공할 경우 교환가에 프리미엄을 붙여 EB를 발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프리미엄이 높으면 높을 수록 같은 금액의 EB를 발행하더라도 교환 주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여러 번에 걸쳐 블록딜로 처분할 경우 오버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8000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한다면 나머지 지분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상존해 삼성물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피하고자 EB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블록딜보다는 EB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조 단위 물량이 남아있어 향후 지분 처분을 두고 국내외 증권사들의 딜 수임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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