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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삼성물산 주식유동화 '사전교감' 있었나 3% 지분 활용 대규모 자금조달, 백기사 '우호 지분' 인수처 등 관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6-10-27 08:16:4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백기사' 역할로 지분 취득에 동참했던 만큼, 양측의 특별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번 주식 유동화가 일회성 행보로 그칠 것일 지 여부도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최근 복수의 외국계 금융사들과 접촉해 삼성물산 보유 주식 유동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주식을 한꺼번에 대량 매각하는 블록딜도 고려했지만,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당분간 오를 것을 감안해 차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KCC가 유동화 대상으로 제시한 삼성물산 주식은 보유량의 약 30% 수준, 금액으로는 약 8000억 원대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CC가 확보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수는 1700만 9518주로, 삼성물산 총 발행주식의 9%에 달한다. 25일 종가 기준으로 2조 8067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 중 3분의 1가량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KCC가 삼성물산 보유 지분율을 크게 늘리게 된 계기를 생각할 때 삼성그룹 측과 이번 사안을 두고 선제적인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던 과정에 갑작스럽게 주주로 등장한 헷지펀드 엘리엇으로부터 합병 반대 공격을 받았다. 당시 끌어들였던 백기사가 바로 KCC다. KCC는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사들여 지분율을 현재 수준까지 올렸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안정적으로 완료했고, 조직 통합 절차도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승계구도 완성을 위해 삼성물산이 해야 할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고스란히 품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을 활용한 분할과 합병 등 방편이 동원돼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삼성전자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정리 작업의 중심에 삼성물산이 빠질 수는 없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물산은 당분간 안정적으로 우호지분들을 안고 가야 한다.

삼성그룹 측에서는 이를 볼 때 KCC가 3%대 삼성물산 지분을 시중에 푼다는 것 자체를 마냥 바라만 보고 있기 어려운 처지다. 제2의 엘리엇 같은 곳이 주식을 확보하게 되면 골치 아픈 일이 재차 생길 수 있다. 아울러 삼성그룹과 매출거래 등 협업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백기사로 뛰어들었던 KCC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삼성과 선을 긋는 결정을 했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이번 EB 발행 추진에 앞서 양측의 공감대가 사전에 형성됐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EB 발행시 과연 어떤 곳에서 물량을 받아가는 지 여부도 주목해봐야 할 만한 사안으로 풀이된다. 이번 EB를 받아가는 곳이 바로 삼성이 새롭게 선택한 우군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KCC가 향후 비슷한 방식의 유동화 절차를 단행할 경우 이번 EB를 받아간 쪽에서 이를 모두 소화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게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KCC가 이번 EB 발행에 성공하게 되면 향후 순차적으로 추가 지분 유동화를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은 주식은 블록딜 등 방식으로 처분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삼성물산에서 KCC란 우호지분이 크게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당장 8000억 원대 EB를 받아간 쪽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도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율은 5%대까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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