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방카슈랑스 채널이 시름에 빠졌다. 추가 납입 비교설명 의무화, 원금 보장시점 변경 등 매출의 주를 차지하는 저축성 보험에 대한 제도들이 약 두 달 후 개편된다. 보험업계 건전성 제고 이슈와 보장성 보험 확대 니즈도 방카슈랑스 채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수수료 원천되는 보험료 줄어들 가능성 높아
판매직원의 저축성 보험 추가 납입 비교설명은 내년부터 의무화된다.
대부분의 저축성 보험은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추가 납입 제도를 활용하면 계약체결비용이 없어 별도의 저축성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보다 유리하다. 추가 납입한 보험료에는 보험료의 약 2% 안팎으로 계약관리비용만 부과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 30만 원의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월 10만 원의 기본보험료를 내고 월 20만 원을 추가 납입하는 경우 사업비 등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해지시 환급금도 늘어난다. 가입자 입장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로, 활용 사례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판매사인 은행에서는 환급률 제고 등 고객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제도의 취지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수수료의 원천이 되는 기본 보험료가 전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같은 시기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저축성 보험의 원금 보장 시점 등이 달라진다.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납입 완료 시점에 100%를 환급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원금 보장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수수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권에서는 거치식 저축성 보험의 평균 수수료가 종전 2.1%에서 1% 초중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지난 2014년 예고됐다. 상품 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공시이율은 당시 4%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공시이율이 현재의 2%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의 제도들이 한꺼번에 개편돼 저축성을 주로 취급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며 "특히 추가 납입 비교설명 제도 의무화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 납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수수료 원천인) 보험료가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보장성 보험 확대, 방카 채널에 영향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 2) 도입을 앞두고 금리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 영향으로 은행권 방카슈랑스 추천상품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 집계에 따르면 4분기 은행권 신규 추천상품 목록에 건강보험과 생활보장보험 등 보장성 보험이 다수 올랐다.
보장성 보험은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고객에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판매 수수료가 초년도에 몰려 수수료 효율성이 저축성보다 상대적으로 좋다. 하지만 한꺼번에 목돈을 받을 수 있는 저축성 보험과 달리 적은 보험료가 꾸준히 쌓이는 구조라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의 종류가 제한적인 점도 걸림돌이다. 방카슈랑스에서는 상해와 질병, 간병보험 등을 다룰 수 있지만,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등은 판매할 수 없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으로의 전환은 올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초기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보험료가 저렴해 여러 건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구조가 단순한 저축성 보험보다 설명이 어렵고, 이미 보험에 가입했다는 고객들이 많아 판매직원 입장에서는 마케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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