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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투자자 시장 통해 선순환 만든다" [thebell interview]②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

강우석 기자공개 2016-10-31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가칭)'의 개설을 준비 중이다. 내년 초까지 IT 및 제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뒤, 하반기 중에는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신설 시장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K-OTC Pro, K-OTC Expert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사진)은 "최근 신설 시장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며 "K-OTC처럼 별도의 전산작업이 들어가지는 않을 예정이라, 늦어도 내년 말부터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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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
◇ 기관주도형 美시장 벤치마크…OTC마켓, 셰어즈포스트 등 참고

금융투자협회는 사모유통시장이 발달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신설 시장의 밑그림을 그렸다. 공개플랫폼인 OTC마켓(OTC Market)과 비공개플랫폼 셰어즈포스트(Shares Post), 세컨드마켓(Second Market), 거래플랫폼만 제공하는 나스닥프라이빗마켓(NPM) 등이 협회가 참고한 시장이다.

미국의 장외시장은 연기금, 벤처캐피탈(VC),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의 투자가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에 특화된 애널리스트가 기업 분석을 하고, 기업 가치평가에 능통한 전문투자자들이 투자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 사모유통시장의 연간 거래대금은 2조 달러 수준으로 상장주식 거래규모의 1% 수준이다. 시장은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회원등급에 따라 정보가 차등적으로 공개된다.

한 부장은 "OTC마켓과 셰어즈포스트 등 대부분의 참여자가 기관 및 법인들로 이뤄져 있다"며 "미국 사모유통시장에서는 전문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 생태계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참여자가 리테일 고객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기도 한다. 셰어즈포스트는 자사 시장에서 우량 종목을 선별해 리테일용 펀드를 만든다. 펀드 자산의 절반은 비상장주식, 나머지 절반은 상장주식으로 채워지는 주식혼합형 콘셉트다. 셰어즈포스트가 지난해 조성한 펀드는 약 2700만 달러(310억 원) 규모로, 10% 안팎의 수익률을 거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부장은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의 조성을 통해 비상장기업 펀드가 리테일에 보다 활발히 소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비상장주식 상품은 사모펀드, 신탁 등을 통해 고액자산가 위주로만 판매되고 있다.

그는 "전문투자자 시장을 통해 비상장주식펀드가 일반 고객들에게까지 소개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올 연말 도입되는 사모재간접펀드가 해당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 잠재매수자 찾는 VC 수요 많아…"신설 시장 통해 선순환 이끌 것"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7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등록된 심사역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제법 흥미롭다. 심사역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잠재적 매수자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것이었기 때문.

통상적으로 심사역들은 거래상대방을 찾는 과정에서 본인의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편이다. 협회 측의 조사결과는 한마디로 '많은 심사역들이 장외주식 플랫폼을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라서 네트워크가 부족한 경우 구주 거래 상대방을 찾기 굉장히 어렵다"며 "공개된 시장이 조성될 경우 대형 연기금 등 여러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거래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부장은 신설 시장을 통해 장외시장 전반의 선순환을 적극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관 간의 거래 및 개인용 리테일펀드 조성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VC로 하여금 더 많은 매수자를 맞이하는 채널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VC 자금 중에서는 모태펀드, KoFC펀드, 성장사다리펀드 등 정책 당국이 주도적으로 조성한 펀드들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편인 만큼, 중도에 매도할 수 있는 채널이 갖춰진다면 VC도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부장은 비상장주식 투자자들을 '양지'로 이끄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매듭지었다. 그는 "금융투자협회는 공익성과 더불어 투자자를 보호해야하는 사명감도 지닌 기관"이라며 "비상장주식 투자자들이 안전한 플랫폼에서 원활히 거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 약력

-2000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2000~2008 증권업협회 코스닥시장 감리부, 증권지원부, 법무지원실
-2010 Tuck School of Business, Dartmouth College MBA
-2009~2015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 기획조사실, 금융개혁TF
-2016~현재 금융투자협회 K-OTC부
-국제재무분석사(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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