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야구광이다. 구단주로서 두산베어스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응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지훈련 현장을 방문해 선수단 격려도 아끼지 않는다. 작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박 회장은 축하 헹가래의 주인공이었다. 구단주를 맡은 지 6년 만의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올해는 한층 더 축제 분위기다. 작년에 못했던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금자탑을 이뤘다. 두산베어스 21년 만의 통합 우승인데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 실점(2점)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4세 경영자로서 올해 초 두산그룹 총수가 된 구단주에게 가장 완벽한 선물이었을 것이다.
시즌 중 두산 선수들의 모자 오른쪽에는 '밥캣(Bobcat)' 로고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방송 중계시 유독 눈에 띄었다. 두산밥캣이 그룹 내 주력 계열사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5조 원을 들여 사들인 두산밥캣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듯 했지만 지금은 어엿한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특히 두산밥캣의 연내 상장 여부는 그룹 수뇌부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박 회장이 올해 초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래 두산그룹은 꾸준히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그 마지막 퍼즐이 바로 두산밥캣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다. 공모 흥행에 그룹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두산밥캣은 지난달 저조한 수요예측 성적으로 한 차례 실패를 겪었다. 이후 내년으로 일정을 미룰 법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내 상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박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공모가 눈높이를 대폭 낮춘 만큼 투자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도 두산밥캣 수요예측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날인 3일 시작돼 4일까지 진행된다. 두산베어스의 2연패를 지켜본 박 회장 입장에서는 '우주의 기운(?)'이 두산밥캣 IPO에도 쏟아지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지는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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